'부상, 부상 또 부상' KGC, 그래도 달린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1.02 09: 09

"잇몸으로 버텨야 한다".
이상범(45)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의 주름이 펴질 줄을 모르고 있다.
지난 1일 KGC는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홈경기서 주축 포워드 양희종이 허리를 다쳤다. 이 감독은 "희종이가 허리를 조금 삐끗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이다. 자고 일어나봐야 알 것 같다. 어렵다고 하면 7명을 가지고 경기를 해야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설상가상 KGC는 전자랜드에 71-73으로 패배했다. 경기 종료 1.6초를 남기고 리카르도 포웰에게 2점슛을 내주고 만 것. 막판 2차례 공격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KGC로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4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 KGC는 13승 13패로 창원 LG에 공동 4위를 허용하고 말았다.
현재 KGC는 해법이 없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에 진 건 모든 것이 감독 탓"이라며 책임을 지려고 하지만, KGC의 상황이 승리와는 거리가 먼 상태라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선수들이 부상으로 지속적으로 이탈해 버렸다. 대체자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골밑 자원이 모두 사라졌다. 지난 시즌 신인상에 빛나는 오세근은 이미 발목 부상으로 시즌 개막 전에 전열에서 이탈했고, 김민욱이 족저근막염, 김일두가 무릎부상을 당했다. 게다가 이날 양희종마저 허리를 다쳤으니 KGC의 골밑은 백지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 팀을 지도하는 만큼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함과 동시에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이 감독은 "전술과 선수 기용에서 잘못된 점은 모두 감독 몫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며 "계속 잇몸으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이 말하는 잇몸이란 신인선수들이었다. 최현민을 비롯한 김윤태와 이원대가 그 주인공. 이날 최현민은 15득점 5리바운드로 분전하며 KGC가 전자랜드와 치열한 승부를 펼치게 했고, 김유태와 이원대는 2쿼터 막판 투입되어 풀코트 프레싱을 펼쳐 전자랜드를 당황케 했다.
이 감독은 "현민이는 (100점 만점에) 120점 이상을 해줬다. 수비에서도 문태종을 잘 막아줬다. 조금은 팀과 맞지 않았지만 훈련을 통해 배우면 된다. 혼나면서 크는 거다"면서 "안 뛰던 신인선수 둘(김윤태 이원대)을 넣어 압박을 가했다. 하나의 방법을 배운 것 같다. 5분을 잘 버텨줘서 김태술과 이정현, 양희종이 쉴 시간을 벌었다"고 세 선수를 평했다.
이상범 감독은 3명의 선수에게서 KGC가 나아갈 길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오늘과 같은 방법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가야할 것 같다. 오늘은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있다고 본다. 최현민이 자신감을 충만하게 갖게 됐고, 다른 선수들에게서도 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며 포기하지 않는 굳은 의지를 표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