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 “(서)건창이형 성공은 자극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02 15: 00

“시즌 때는 크게 부럽지 않았는데 시즌 후 영광된 자리에 자주 나오더라고요. 정말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로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광주일고 키스톤 콤비로 야구 강호의 자존심을 세웠던 1년 선후배. 선배의 성공을 지켜보며 후배는 진심어린 축하와 함께 투지를 불태웠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23)이 지난해 신인왕 서건창(24, 넥센 히어로즈)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동기부여책으로 삼았다.
2009년 2차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뒤 이듬해 곧바로 경찰청 입대,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해결한 허경민은 지난해 데뷔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시즌 초반 알찬 활약상으로 최주환, 최재훈과 함께 ‘화수분 야구’의 대표 주자가 되었던 허경민이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허경민의 지난해 성적은 92경기 2할6푼6리 14타점 9도루.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백업 요원의 성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고 팀에서도 1600만원이 인상된 4100만원의 연봉을 안겨줬다. 그러나 선수 본인은 아쉬움이 크게 남았던 모양이다.
“정신없이 하다 보니 시즌 초반 성적은 잘 나온 것 같아요. 그러다 갈 수록 욕심이 생기면서 잘 하려다가 실수도 잦았고 소극적으로 변모했습니다. 제 지난해는 100점 만점에 50점을 주고 싶어요. 나머지 50점을 올 시즌 채워야지요”.
빈 50점을 채우기 위해 허경민은 자발적으로 잠실구장을 찾아 훈련 중이다. 선배 이종욱은 허경민의 모습을 기특해 하며 인터뷰를 권유하기도. 주전 유격수 손시헌이 건재하는 데다 내야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이라 당장 허경민이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지만 향후 주전 유격수로서 손색없는 실력을 갖춘 대형 유망주임에 틀림없다.
 
“저는 빅볼을 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니까요. 백업 요원으로서 주루 플레이와 번트 등 작전 능력을 확실히 보완해 스몰볼적인 측면을 충실하게 갖추고 싶습니다”.
지난해 127경기 2할6푼6리 1홈런 40타점 39도루(2위)를 기록하며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과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획득한 서건창. 허경민은 1년 선배인 서건창과 광주일고 시절 2년 간 키스톤 콤비로 팀을 이끌었던 바 있다. 당시 서건창은 2루수였고 허경민은 1학년 시절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둘 다 ‘야구를 예쁘게 하고 알고 한다’라는 평을 듣던 선수들이다. 그만큼 허경민은 서건창의 신인왕 타이틀-골든글러브 수상을 축하하면서 자신의 동기부여 수단으로 삼았다.
“시즌 때는 건창이 형을 부러워했다기보다 서로 응원하는 입장이었어요. 그런데 시즌 후 건창이형이 많은 상을 받는 모습을 보니 정말 부럽더라고요.(웃음)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자신에게 자극도 많이 되었습니다”. 무한 잠재력을 지닌 내야수 유망주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신도 더욱 큰 선수가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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