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2013년 강원? 無계획이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1.03 06: 59

"무(無)계획이다".
김학범(53) 강원 FC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선수단 소집을 하루 앞둔 2일 김학범 감독은 2013년 새 시즌 구상에 대해 "무계획이다"고 답했다. 짧지만 현재 강원의 사정이 모두 묻어난 답변이었다. 내년 시즌을 구상하고 있지만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강원은 지난 시즌 꼴찌를 헤메다가 김학범 감독이 부임한 이후 조금씩 성적이 좋아지더니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비록 비강등 팀들 중에서는 최하위인 14위였지만, 11위 전남 드래곤즈와 승점 차는 불과 4점에 불과했다.

그만큼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강등의 유력 후보 중 하나이지만, 팀을 꾸릴 시간이 충분한 만큼 조금은 다르지 않겠냐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팀을 꾸릴 시간은 커녕 한 해를 구상할 수도 없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무계획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계획을 세울 수가 없는 단계다. 2013년에는 2.5개 팀이 강등된다(13~14위 강등, 12위는 2부리그 1위와 플레이오프)"며 "현재 14개 구단 중 5개 구단이 시도민 구단이다. 강등권에 들어서는 3팀 모두 시도민 구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강원은 시도민 구단 중 가장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이 계획을 세울 수 없다며 고개를 저어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선수 수급이다. 다음 시즌 더욱 치열해진 강등 싸움에도 불구하고 선수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은 2012년을 마지막으로 무려 18명의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K리그 14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주전 선수도 포함되어 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강원에는 치명타다. 지난달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 뽑은 13명의 선수가 있지만, 경험과 기량 모두 부족하다.
감독 입장에서는 전력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다', '저렇다'고 말할 수가 없다. 당장 강원의 전력이 어떨지 모르는 상황에서 약 1년 뒤의 일을 생각하는 건 무리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나 시즌 개막이 다가올 수록 김학범 감독의 골치는 더욱 아파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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