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품절남' 최형우, "전혀 어깨 무겁지 않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1.03 14: 30

한 가정의 가장이자 선수단 주장으로 선임된 최형우(30, 삼성 외야수). 어깨가 무거울 법 했지만 그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2일 오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최형우는 "해마다 12월 31일이면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아내와 함께 올해 계획을 세웠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만큼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뛰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모델 출신 박향미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아내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무엇보다 아내의 요리 솜씨는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는 게 최형우의 말이다.

"무엇이든 잘 한다. 인터넷을 통해 레시피를 찾아보고 만들어주기도 한다. 특히 닭도리탕은 정말 최고다". 최형우는 "오늘 아침에도 아내의 사랑이 듬뿍 담긴 닭도리탕을 먹었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먹성 좋은 최형우는 아내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도 예년과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훈련량을 늘린 덕분이다.
그는 LG에서 이적한 김태완(내야수), 우동균(외야수)과 함께 훈련하면서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소화 중이다.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뿐만 아니라 유연성 강화를 위한 스트레칭 훈련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최형우는 선수단 투표를 통해 사자군단의 신임 주장으로 선임됐다. 9개 구단 주장 가운데 최연소. 그는 "주변 사람들이 '가장이고 되고 주장 역할까지 맡게 돼 부담될 것'이라고 하시던데 나는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고 선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우리 팀은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분위기가 좋다. 선배들께서 격려를 많이 해주시고 후배들도 잘 따른다. 그렇기에 크게 부담될 게 없다"며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답게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최우선"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율 2할7푼1리(461타수 125안타) 14홈런 77타점 51득점을 기록했다.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최형우에게 거는 기대치에 비하면 조금은 모자란 게 사실.
2008년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꾸준히 상승 분위기를 이어 갔던 그는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것에 대해 "작년에 부족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잃은 만큼 얻은 게 있다. 많이 배웠다. 앞으로 야구 선수로 뛰면서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회로 여겼다.
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한 물음에 "타율, 홈런, 타점 등 수치상 성적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을 생각이다. '역시 최형우'라는 찬사를 다시 듣는 게 목표"라고 대답했다. 그의 한 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외야 수비에 대한 의욕도 변함없었다. "지명 타자는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은퇴하는 그날까지 수비를 병행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뛰겠다".
마지막으로 최형우는 "우리 팀이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의 노력과 팬들의 뜨거운 성원 덕분에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모습에 안주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잘 이끄는 게 주장의 역할이다. 우승의 달콤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 맛본 사람만이 아는 정말 짜릿한 기분"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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