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유구다언] 김효범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1.03 10: 35

새로운 팀에서 다시 시작한 김효범(29)의 인터뷰가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한 매체를 통해 나온 김효범의 이야기는 삭제 됐지만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올 시즌 가장 큰 이적의 주인공인 김효범은 새로운 팀에서 큰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재장착한 그는 스코어러의 모습을 통해 성공적인 이적생이라는 평가를 받을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인터뷰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모비스를 거쳐 SK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는 인터뷰를 통해 속내를 털어놨다.
김효범은 "농구 외적인 화려함은 나와 맞지 않는다. 난 강압적인 분위기가 더 어울리는 선수라는 것을 알았다. 그동안 내가 아닌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논란이 생길 소지가 다분했다. 결국 본인의 의지가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다는 생각에 인터뷰 기사를 내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확하게 뜻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효범은 2004년 흑인 선수들의 머리 위로 날아가 슬램덩크를 터뜨리는 동영상으로 국내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그의 국내 코트 입성을 위해 해외동포 특별 규정을 만들기까지 했다.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검증되지 않은 그를 2005년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영입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김효범은 모비스서 성공적인 한국 적응을 마친 뒤 SK로 이적했다. 2009-2010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트렸다. 연봉과 인센티브를 합쳐 5억1300만 원의 거액을 받았다. 그러나 SK서는 제 몫을 하지 못햇다. 기대만큼의 활약이 아니었다. 결국 그는 2011-2012 시즌 연봉이 3억6000만 원으로 줄었고 올 시즌에는 2억 5000만 원으로 삭감됐다.
2일 올라온 인터뷰서 김효범은 자신의 연봉 삭감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자신이 깎인 이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또 이를 시작으로 자신은 화려한 팀 보다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책임지는 팀이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본인 자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냉정하게 내렸다.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효범은 인터뷰에 대해 조심스러워 했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자신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기사의 내용과 본심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김효범은 이미 한국어 때문에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국어가 아니라 말 실수다. 지난 시즌 연봉협상을 하면서 구단 직원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논란이다. 당시 김효범은 연봉 협상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F'가 들어간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물론 이는 영어권에서 자란 김효범에게 일상적인 언어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이번 인터뷰도 당시 논란과 일맥상통할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김효범의 한국어는 완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본인은 분명히 뜻을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더라도 받아 들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생각하는 것도 일반적인 한국인과 다를 수 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민을 가서 현지의 생활과 문화를 교육 받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본인의 의지에 따라 기사는 삭제됐다. 문경은 감독과 SK 구단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으면 그런 인터뷰를 했을까"라는 반응을 내놨다. 논란이 됐던 트레이드가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본인이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인터뷰 보다는 코트위에서 증명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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