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 부럽지 않던 韓멜로영화, 올해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03 10: 44

지난 해 충무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장르는 단연 멜로(로맨틱코미디)다. 하지만 올해는 어떨지 장담하기 어렵다.
몇 년간 지지부진한 성과를 거뒀던 멜로 장르는 2011년 12월 멜로와 공포를 결합한 '오싹한 연애'가 국내외 대작들과의 경쟁에서 300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가능성을 보인 데 이어 지난 해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늑대소년'이 차례로 터지며 호황을 누렸다. 색다른 형식과 구성으로 주목받던 '러브픽션'도 있었고, 2012년 멜로의 대미를 장식한 '반창꼬'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루탄 멜로 아니면 막강 코미디 양극화로 나눠지는가 하면, 관습과 공식에 지쳐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어 보였던 이 장르에 새로운 가능성이 뿌리내렸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다.

사랑에서부터 이별, 그리고 그 극복의 과정을 평범하지 않게 풀어낸, 이제는 멜로 쪽에서 명불허전이 된 작품인 할리우드 영화 '500일의 썸머'의 독창성과 재기발랄함을 부러워만 하던 한국 영화계나 관객들도, 이제는 한국 멜로영화에서도 충분히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멜로와 로맨틱코미디, 멜로와 판타지 등 하위 장르들과 결합하는 신종 웰메이드 멜로들의 탄생도 지켜볼 만 하다. 멜로와 판타지를 섞은 '늑대소년'은 판타지 멜로의 원조 '브레이킹던-파트2'와의 전면전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이른 전망이지만 4대 투자배급사 라인업 자체에 멜로가 거의 없다. 올해는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과 선 굵은 남자영화들의 등장이 눈에 띈다. 
CJ에서는 '베를린', '설국열차', 쇼박스는 '미스터고', '용의자', '관상' 등이 대표작이고 롯데는 '남쪽으로 튀어', '톱스타', '전국노래자랑' 뉴는 '신세계', '감시' 등을 내놓는다. 스릴러, 사극, 액션, 드라마 등 장르와 소재의 다양함은 돋보이나 이들이 선보인 라인업에 아직 눈에 띄는 멜로영화는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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