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연서와 이장우가 열애설에 휩싸이면서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가 가상과 현실의 딜레마에 또 한번 빠졌다.
오연서가 현재 ‘우결’에서 엠블랙 멤버 이준과 가상 결혼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 두 사람은 그 어떤 커플보다도 가상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현명하게 오고갔기에 안방극장의 충격이 크다.
최근 방송만 봐도 오연서는 이준에게 방송 녹화 중이 아니더라도 밖에서 만나달라고 호감을 보였다. 또한 오연서는 지난 달 30일 열린 2012 MBC 연기대상에서 이장우와 이준이 함께 시상에 나선 후 두 사람 중 누가 더 좋으냐고 선택을 하라는 요구에 이준을 고르는 등 시상식에서도 이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바 있다. 당시 오연서의 진짜 남자친구이자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에 함께 출연 중인 이장우는 “나는 가보겠다”고 화를 내는 시늉을 했다.

이런 까닭에 오연서와 이장우의 데이트 장면 포착은 이 커플을 응원하면서도 반대로 허탈한 감정이 든다는 반응이다. ‘우결’은 가상 결혼생활을 진짜인 것처럼 만드는 게 중요한 구성이다. 따라서 아무리 방송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커플이 각기 다른 연애를 하고 있다면 시청자 입장에서 배신감이 들기 마련이다.
제작진이 강제로 짝은 맺어준 ‘우결’ 커플이 스캔들 때문에 진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2009년 4월에는 소녀시대 태연과 가상 결혼생활을 하던 정형돈이 현재 부인인 방송 작가 한유라 씨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해 논란이 됐다.
당연히 정형돈과 태연은 자연스럽게 하차했다. 이 커플이 프로그램에서 가상결혼을 한지 2개월 만이었다. 당시 제작진은 정형돈과 태연의 하차는 정형돈의 열애와 무관하게 결정된 사실이라고 밝혔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알렉스와 신애 커플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2008년 4월 알렉스의 음반 준비를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신애가 1년 만인 2009년 5월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를 하면서 시청자들을 우롱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거셌다.
2009년 2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던 환희와 화요비 커플 역시 이후 한쪽의 열애 인정으로 곤혹을 치렀다. 화요비는 지금은 헤어졌지만 그해 3월 가수 슬리피와 3개월째 열애 중이라는 것을 고백하면서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시간적으로 화요비가 ‘우결’에 출연 중이던 시기에 슬리피와 교제를 했다는 게 걸림돌이 됐다.
상대 연기자의 열애 혹은 결혼으로 진정성이 훼손된 경우도 있지만 가상 부부끼리의 열애설을 적극적으로 진화한 까닭에 시청자들을 실망하게 만든 경우도 있다. 가상부부로 인기를 끈 조권과 가인, 김원준과 박소현은 열애설에 휩싸였다. 물론 양쪽이 모두 부인하며 조금이나마, 그리고 잠깐이나마 기대했던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우결’ 스타들의 진짜 연애에 대한 날선 시선과 진짜 호감을 가지고 있길 바라는 대중의 기대심리를 나무랄 수 없다. 제작진이 감수하는 가상이지만 진짜로 보이길 원하는 프로그램의 태생적인 한계다.
프로그램 속 결혼이 가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 현실이길 바라는 대중의 심정을 채근하기에는 ‘우결’ 속 커플들이 시청자들을 제대로 속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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