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선두질주 이끄는 톰슨의 '언니 리더십'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1.04 07: 11

무서운 상승세로 단일리그 출범 이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이라는 쾌거를 낳은 우리은행에는 든든한 '언니'가 있었다. 우리은행의 상승세를 이끄는 외국인 용병 티나 톰슨(38)이 그 주축이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춘천 우리은행 한새는 3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시즌 여자프로농구 경기서 구리 KDB생명 위너스에 62-59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19승 5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16승 7패)에 2경기 반 차를 유지, 20승 고지에 1경기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또 하나의 결실을 얻었다. 2007년 겨울리그에서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던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현재 19승을 거두고 있는 우리은행은 남은 경기서 전패하고 5, 6위 두 팀 중 한 팀이 전승을 거두더라도 승자승 우위에 놓이기 때문에 플레이오프행이 확실해 진 것.

위성우 감독으로서는 한없이 기쁜 결과다. 힘겨운 지옥훈련을 이겨내고 달콤한 결실을 맺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인 선수 톰슨은 WKBL 무대를 겪어본 베테랑으로서 팀의 기둥이 되어주고 있어 위 감독을 더욱 기쁘게 하고 있다.
위 감독은 "톰슨이 외국 선수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언니라고 불리울 정도로 리더십이 확실히 좋다"며 "나이가 있는데도 힘들다 소리 한 번 없이 바꿔달라고 하지도 않는다"고 기특한 마음을 전했다. 선수가 그렇게 나오니 감독으로서 그 자존심을 존중해주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 위 감독은 "나이도 극복할 수 있다는 톰슨의 그런 마음을 인정해주고 싶다"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말은 안 통해도 농구를 하는 방법은 다 똑같다"는 위 감독의 말처럼 톰슨은 코트에서도 우리은행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톰슨 본인도 선수들이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며 따르는 사실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선수들 모두 성격도 좋고 친절하게 대해줘서 행복하다"는 톰슨은 "이들 사이에서 큰 언니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부담감 없이 만족스럽다. 환영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마음들이 있어서"라며 팀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 종료 직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클러치 3점슛을 터뜨린 임영희에 대해서도 "줄리아, 캡틴, 언니!"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자신을 언니처럼 여기고 따르는 이들 사이에서 지내며, '언니'는 톰슨의 입버릇이 됐다. "언니의 말 뜻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나이의 많고 적음에)상관없이 언니라고 하듯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톰슨은 "어린 선수들에게도 모두 언니라고 부른다. 다들 처음에는 하지 말라고 질색했지만 이제는 무슨 뜻인지 잘 안다"며 웃었다. "시스터"를 외치기보다 "언니"를 부르는 38세 용병 맏언니의 '언니 리더십'이 우리은행을 한층 더 단단하게 결속시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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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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