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야구 시즌2’, 커지는 이만수의 기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1.04 06: 13

처음은 누구에게나 낯설다. 서투른 부분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잇따른 전력누수에 한숨 쉬고 있는 이만수(55) SK 감독도 여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이른바 ‘자율야구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다.
2012년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이 감독은 ‘자율야구’의 신봉자다. 이 감독은 “경기 중이나 훈련에서나 선수들에게 최대한 자율을 부여한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아무래도 무게중심이 관리 쪽에 맞춰져 있는 다른 사령탑과는 지도 성향이 다르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지도자 연수를 한 이 감독의 경력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첫 해에는 다소간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간 ‘관리야구’에 길들여져 있던 선수들에게 생소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플로리다 전지훈련 때부터 그랬다. 한 선수는 점심시간을 조금 넘겨 끝나는 훈련 일정을 보며 “처음에는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시즌 중에도 조금씩 엇박자가 났다. 첫 술에 배가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자신의 방식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중이다. 당장 마무리훈련부터 그 기조를 유지했다. 몸이 만신창이가 된 주축 선수들을 모두 한국에 남기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걱정이 앞섰지만 1년간 이런 ‘자율’을 경험한 선수들을 믿었다. 결과는 비교적 만족스럽다. 이 감독은 “이제는 선수들이 감독의 스타일을 안다. 마무리훈련에서 돌아왔더니 주위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도 이렇게 변하고 있다. 참 희망적이다”라고 기뻐했다.
이 감독의 이런 스타일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기본에 깔려 있다. 대신 그에 대한 책임은 엄격하게 물겠다는 생각이다. 자율을 빙자한 무책임한 생활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감독은 “작년 11월 초부터 두 달 넘게 선수들에게 시간을 줬다. 몸을 만들고 치료를 받을 시간은 됐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올해는 스프링캠프 때 낙오자가 생기면 가차 없이 집으로 돌려보낼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SK는 오는 7일 문학구장에 모여 신년식을 연다. 신영철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과 이만수 감독 이하 선수단이 모두 모여 희망찬 새해를 결의한다. 이후 20일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차리는 스프링캠프로 떠난다. 이 감독은 “작년에는 하루만 쉬었는데 올해는 이틀을 쉰다. 스프링캠프 일정은 이미 모두 짜놨다. 시즌이 일찍 시작되는 만큼 예년보다 더 빨리 실전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구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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