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없이 3연승’ LIG손해보험, 반전의 비결은?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1.04 08: 31

‘주포’ 김요한의 갑작스런 손등 부상으로 비상등이 켜졌던 LIG손해보험이 핸디캡을 극복하고 오히려 3연승을 달리며 전반기를 2위로 마치는 깜짝 반전에 성공했다.
LIG손해보험은 3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최종전에서 까메호(30점)와 하현용(14점) 이경수(13점)의 활약을 앞세워 ‘난적’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5-21, 21-25, 25-19, 25-16)로 물리쳤다.
이로써 3라운드를 4승1패의 좋은 성적으로 마친 LIG손해보험(9승6패, 승점 28)은 현대캐피탈(3위, 승점 27)과 대한항공(4위, 승점 26)을 제치고 순위를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리며 전반기를 끝냈다.

지난달 4일 러시앤캐시전에서 김요한이 손등을 다치며 장기 결장하게 되면서 LIG손해보험에는 먹구름이 끼는 듯 했다. 실제 LIG손해보험은 이어진 현대캐피탈(1-3)과 삼성화재(0-3)전에서 잇따라 패하며 순위가 4위까지 곤두박질 쳤다.
그러나 LIG손해보험은 4라운드 첫 경기서 ‘돌풍의 핵’ 러시앤캐시를 3-0으로 완파하더니 마지막 3연전에서 KEPCO와 삼성화재(이상 3-0), 대한항공을 차례로 꺾고 3연승의 가파른 상세를 탔다. 김요한이 빠진 가운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전이었다.
2라운드까지만 해도 5할 승률에 턱걸이하며 우승 후보 1순위라는 평을 무색하게 만든 LIG손해보험이 이렇게 달라진 이유는 뭘까.
이경석 감독은 가장 먼저 포지션의 변화를 꼽았다. 김요한이 빠진 뒤로 이 감독은 신인 이강원과 경험 많은 주상용을 그 대체자로 시험했다. 그 중 주상용 카드가 제대로 먹혀들었다. 주상용에게 서브리시브를 전담하게 하는 한편 까메호와 이경수의 공격 비중을 높인 것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이 감독은 “까메호의 경우 기존에는 서브리시브를 하면서 공격을 했다. 그러나 최근엔 공격만 전담하는 쪽으로 바꿨다. 대신 주상용에게는 서브리시브를 담당하며 시간차 등 움직이는 공격을 맡겼다. 이경수의 공격 비중도 높였다. 이경수와 까메호의 수비부담을 줄이고 공격비중을 늘린 게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요한이 빠졌지만 선수들이 오히려 자신감을 갖고 하나로 똘똘 뭉친 점도 상승세의 큰 몫을 했다. 이경석 감독은 “시즌 전에 하도 우승 후보라고 주위에서 이야기 하니까 선수들 스스로 부담을 많이 느꼈다. 그러면서 뜻대로 풀리지 않으니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김요한이 빠지게 되면서 위기를 맞은 게 사실이지만 선수들의 하겠다는 의지가 오히려 더 강해진 것 같다”며 상승세의 비결을 설명했다.
물론, 1위 삼성화재와의 승점차가 7점이라는 점에서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친 4라운드에선 김요한이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한다. 전술 운용의 폭이 그 만큼 넓어질 수 있다. 김요한의 부상은 분명 악재였지만, 결과적으로 LIG손해보험과 이경석 감독에겐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nomad7981@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