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쇼스키 남매의 파격, 내한스타의 틀을 깨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04 14: 40

앤디&라나 워쇼스키 남매가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며 지금까지 해외 스타들의 방한 활동이 갖고 있던 고정 틀을 제대로 깼다. 일부에서는 그 이슈에 비해 활용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지만, 한국을 찾은 외국스타로서는 그들의 창의력만큼 놀라운 파격을 보여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까지 각자의 목적을 갖고 한국을 찾은 외국스타들은 방한 자체로 화제가 될 때도 있었지만, 떠들썩한 방한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또 내한스타들은 보통 공식 기자회견과 간담회, 쇼케이스 행사, 몇몇 방송인터뷰 등을 소화하는 정도이고 적극적으로 방송에 노출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심지어 내한했는지도 모르는 대중이 태반일 경우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친절한 매너와 한국 사랑의 멘트와 행동으로 국내팬들의 호감도를 높이는 스타가 있었던 반면, 한국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방문하고 급히 떠난 한 케이스도 존재했다.

이런 와중 워쇼스키 남매가 보여준 모습은 열심히 국내 팬들에 다가서는 내한 스타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발자취를 남겼다는 반응이다. 내한스타의 활동영역 자체에 새로운 개념을 심어줬다고도 할 수 있다.
처음 이들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가장 우려를 샀던 부분은 언어. 티에리 앙리, 패리스 힐튼 등이 본격 예능프로그램으로는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적이 있긴 하지만, '무릎팍도사'는 토크쇼의 영역에 들어가는 예능인 만큼 쉽게 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던 것.
하지만 전문 통역관과 통역 및 보조 MC 김영철, 배우 배두나 등의 협조가 있었고, 날카로운 질문이 있는 토크쇼이지만 실수와 장난이 용납되는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성격상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는 평이다.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예만한 질문과 솔직한 답변. 라나 워쇼스키가 성적소수자로서 방활하는 유년기를 겪으며 고통스러웠던 까닭에 자살까지 결심했던 지난 날을 떠올리는 모습은 언어와 국경이 다른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외국 스타가 자신이 평생 고민한 문제를 한국에서 솔직하게 말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전에 보지 못한 일이었다. 영화 '매트릭스'의 뒷이야기나 배두나의 캐스팅 과정 역시 시청자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출범 이후 통역이 필요한 해외 스타와의 만남을 최초로 시도한 '무릎팍도사'의 도전정신도 높게 살만 하지만, 신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내한한 워쇼스키 남매의 이런 색다른 도전도 의미있다는 반응이다. 워쇼스키 남매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시청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내한 스타들이 보여주는 작은 배려와 적극적인 모습 하나하나에 한국 팬들이 쉽게 감동받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앞으로 외국스타들의 더욱 다양한 활동을 기대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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