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당한 보아텡, 팬들에게 공 찬 뒤 박수 받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1.04 16: 47

새해 벽두부터 세계 축구계가 인종차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엔 이탈리아다.
3일(한국시간) 카를로 스페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AC 밀란과 프로 파트리아와 친성 경기. 전반 26분 AC 밀란의 케빈 프린스 보아텡이 드리블을 갑자기 멈추더니 관중석을 향해 볼을 찼다. 경기 시작 전부터 원숭이 소리를 내던 상대 팬들의 인종차별에 폭발한 것이다.
상대 팬들은 야유를 보냈지만 AC 밀란 팬들은 의미있는 행동을 한 보아텡에게 되려 박수를 건넸고, 보아텡도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화답의 박수를 보냈다. 보아텡은 이후 옷을 벗은 뒤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동료 선수들도 보아텡의 뒤를 따랐다. 경기는 취소됐다.

보아텡은 경기 후 트위터를 통해 "이런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니 부끄럽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감독을 비롯한 동료 선수들도 보아텡을 감쌌고, 전 세계적으로도 보아텡의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유벤투스와 인터 밀란에서 활약했던 패트릭 비에이라는 트위터에 "보아텡이 용기있는 행동을 했다. 우리는 그와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글을 남겼고, 인종차별을 당했던 동생 안톤 퍼디난드의 형 리오 퍼디난드도 "유럽축구연맹 일어서라!"며 대책 강구를 촉구했다.
지난해 세계 축구계는 인종차별 사건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잉글랜드 축구 스타 존 테리는 인종차별 가해자로 구설수에 올랐고, 지난 10월 잉글랜드와 세르비아의 21세 이하 축구 경기서도 일부 관중이 잉글랜드 흑인 수비수를 향해 원숭이 소리를 내는 등 사건은 쉼 없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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