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에 가장 크게 웃은 팀은 넥센 히어로즈였다.
넥센은 지난해 10월 최종 팀성적 6위로 아쉽게 시즌을 접었으나 박병호(27), 서건창(24)이라는 두 스타 선수가 각종 시상식에서 MVP와 신인왕을 나란히 휩쓸면서 신문에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린 팀이 됐다.
넥센은 이전부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강정호(26), 고원준(23), 강윤구(23), 한현희(20) 등 어린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며 성공적인 리빌딩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박병호, 김태형(20) 등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을 트레이드해오는 등 선수 수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시즌 넥센에서 다시 한번 대박을 기대해봐도 좋을 선수는 누굴까. 코치진은 대부분 군제대 선수 박동원(23)을 꼽았다. 지난해말 상무에서 제대한 포수 박동원은 군생활 동안 17kg을 찌우면서 몸집이 커지고 힘이 세졌다. 넥센에 그동안 부족했던 공격형 포수로 성장해준다면 최고의 성공작이 될 수 있다.
발빠른 신인 김민준(19)은 올해 신인선수 중 가장 먼저 1군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타자다. 넥센은 김민준에게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 입단 후 자리마다 임자가 확실한 내야수 대신 외야수로 전향시켰다. 주루에서 센스를 보여 스타트 등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대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벌써 입단 7년차가 된 투수 장효훈(25)은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선수로 뽑혔다. 2007년 입단 당시 구속이 최고 153km에 이를 정도로 빠르지만 불안한 제구가 지금까지 문제였다. 최상덕 투수코치는 "(장)효훈이가 마무리 훈련에서 밸런스를 잡는데 중점을 두고 연습했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외 지난해 셋업맨으로 가능성을 보인 사이드암 한현희가 이강철 신임 수석코치의 조련 아래 1라운드 신인으로서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NC에서 트레이드돼 온 김태형도 새 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1군에 짧게 머물렀으나 그사이 '문보살'이라는 별명을 얻은 문우람(21)도 있다.
염경엽 신임 감독은 넥센이라는 팀에 대해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다른 팀에 비해 자신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스타 선수가 적은 대신에 누구든 실력을 보이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 서건창은 아무도 모르는 이름이었다. 올해말에 웃게 될 '제2의 서건창'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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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넥센 선수단. 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