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한민국 축구대통령을 향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김석한(58) 중등축구연맹회장과 안종복(57)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51, 인천 남구을)이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사표를 던지며 후보자가 3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다음 주 중으로 여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정몽규(51)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과 허승표(67) 피플윅스 회장이 나란히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여 최종 5파전 양상이 예상된다.
역대 최다 인원이 도전장을 던지게 되면서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사상 유례없는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그간 정몽준 명예회장을 필두로 한국 축구계를 지배했던 현대가와 비현대가의 세대결이다.
역시 강력한 후보는 정몽규 총재다.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큰 입김을 갖고 있는 정몽준 회장의 사촌 동생인 그는 여권이 밀고 있는 대표주자다. 여기에 프로축구연맹 총재로서 특별한 과오 없이 긍정적인 평가를 듣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강력한 야권 연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선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야권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허승표 회장의 세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지난 2009년 선거에서 현대가의 지지를 받은 현 조중연 회장과 맞붙어 8표(18대10) 차이로 패했다. 적지 않은 지지표였다. 그로부터 4년이 흘렀지만 그 어느 때보다 축구계의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권 후보간 연대 여부에 따라 의외의 결과도 기대해볼만 하다.
여기에 정치인 출신으로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도 새로운 변수다.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이미 정식 후보자 등록을 위해 필요한 대의원 3명의 추천서를 확보했다고 밝힌 윤 의원은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50% 이상의 가능성을 갖고 출마했다”며 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조광래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 사태나 회계 부정을 저지른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한 사건을 언급하며 “지금의 축구협회는 한 해 1000억 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비영리단체의 모습이 아니다. 축구협회는 그 동안 예산 운영상의 불투명성과 비민주적인 지배체제가 존속돼 왔다. 이제 내과적인 치료로는 안 된다.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당선이 되지 않더라고 이는 반드시 이루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이 약점 아닌 약점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수행단장을 맡아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친박 실세’라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중등축구연맹의 수장으로 오랜 기간 재직한 김석한 회장과 대우 로열즈 시절 주무로 시작해 인천 유나이티드 단장까지 역임하며 기반을 닦은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도 행보도 관심사다.
제 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오는 8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28일 실시되며 후보자 등록을 위해선 대의원 3명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은 16명의 각 시·도 축구협회장과 8명의 축구협회 산하 연맹 회장들로 총 24명이며 과반의 찬성표를 얻으면 차기 축구협회장으로 향후 4년간 대한민국 축구계를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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