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이라면 킬힐? 이제는 옛말이 됐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걸그룹들이 운동화를 의상 메인 콘셉트로 선택한 데 이어 신인 걸그룹 글램(GLAM), 피에스타, 디유닛도 자유로운 퍼포먼스를 추구하며 하이힐 대신 운동화를 신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새해를 맞아 4번째 정규 앨범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를 발표한 소녀시대는 섹시 힙합걸로 변신, 루즈한 상의에 각선미를 강조한 하의를 매치하며 새로운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스타일리시한 운동화를 매치,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고 있다.

이는 지난 2일 2번째 싱글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을 발표한 글램도 마찬가지. 글램은 90년대를 휩쓴 히트곡 철이와 미애의 ‘너는 왜’를 샘플링한 ‘아이 라이크 댓’으로 힙합 여전사의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걸그룹과 비교해 고난도 퍼포먼스 구사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글램은 힙합 사운드를 결합한 ‘아이 라이크 댓’에서 운동화를 신고 무대에 올라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신인 걸그룹 중에서는 디유닛이 과감한 결단으로 시선을 모은다. 디유닛은 데뷔곡 ‘아임 미씽 유(I'm Missing You)’부터 운동화를 신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는 고난도 춤 동작을 소화하기 위해 내린 결단으로, 예쁜 모습도 중요하지만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팬들과 만나고 싶다는 욕심이 담긴 것으로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원더걸스가 ‘라이크 디스(Like This)’를 발표, 자유분방함을 모티브로 컨버스화, 플랫 부츠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이같은 변화는 섹시 콘셉트로 획일화된 걸그룹 시장에 대중이 싫증을 느끼고 있다는 이해에서 시작됐다. 섹시한 그룹이라는 마케팅으로는 이전과 같은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없는 인식. 자연히 여성성을 강조한 퍼포먼스보다는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터프하고 파워풀한 퍼포먼스에 관심이 집중됐다. ‘남들만큼 하자’는 안전 최우선 주의가 아닌 ‘남들처럼 하면 안된다’는 차별화 전략으로 배 이상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데뷔부터 운동화를 고집하고 있는 한 걸그룹 관계자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편안하게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시각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획일화된 스타일링에서 벗어나 팀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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