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행' 송제헌, "백업으로 뛸 거라면 이적 안 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1.05 13: 47

"백업으로 뛸 거라면 이적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송제헌(27)이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 대구 FC서 뛰던 송제헌을 영입했다고 지난 3일 공식 발표했다. 전북은 지난해 11골 1도움을 넣었던 송제헌이 지난달 상무에 입대한 이승현과 김동찬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알짜배기 영입이라는 평이다. 송제헌이라는 이름은 유명하지 않지만 기록은 그렇지 않다는 걸 입증한다. 송제헌의 11골은 2012년 K리그 득점랭킹 중 17위로 즐비한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한다면 국내 선수 중 6위다. 지난 시즌 대구에 '브라질 트리오' 레안드리뉴와 마테우스, 지넬손이 있었다는 걸 고려하면 적지 않은 골이다.

송제헌은 지난해 동계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제대로 된 컨디션을 초반에 갖지 못했다. 3월 말이 되서야 몸 상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결국 송제헌은 36경기에 출전, 20경기에 선발로 나서 11골을 넣었다. 출전시간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순도가 높은 골들이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이 브라질 출신이라 브라질 선수들을 선호함에도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송제헌은 "브라질 감독 밑에서 브라질 선수들과 경쟁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브라질 지도자 밑에서 뛰게 됐다. 하지만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 밑에서 뛰어봐서 그들의 스타일에 대해 알게 됐다. 또한 어느 팀에 가더라도 브라질 선수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고 덧붙이며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백업으로 뛸 거라면 이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송제헌은 "당연히 처음에는 벤치서 시작을 하겠지만 끝까지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이어 "대구를 특별히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가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결단을 내렸다. 내가 대구서 안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만해지는 내 모습을 보고 도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북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송제헌은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법으로 "예전의 나를 다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있는 기술적인 것을 살려 나만의 색깔을 가지려고 하고 있다. 새 팀에 온 만큼 내 자리와 내 역할이 없다. 그것들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기회가 왔을 때 골로 말해야 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송제헌은 국제 무대 경험도 갖추고 있다. 이번 소화할 대회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경험이다. 송제헌은 데뷔 첫 해인 2009년 포항 스틸러스 소속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신인으로서 벤치에 앉아 구경만 한 것이 아니다. 4강전에서 뛰어 우승 메달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송제헌은 "4년 만에 다시 아시아 무대에 서게 됐다.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몇 분을 뛴 것이 전부였던 4년 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활약할 가능성도 생겼다"며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전북에서 2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을 가고 싶다는 송제헌은 "2년 동안 도전을 해서 결과물을 내고 싶다. 특히 올해에는 기록적인 면에서 작년의 것(11골 1도움)을 넘어보고 싶다. 또한 팀 전체로 봤을 때 꼭 우승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주전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며 새해 첫 훈련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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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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