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게 무한도전이 아니었다. 현실에 안주하기 싫어서 작곡가로 변신했다는 박명수의 도전 자체가 진정한 무한도전이었다.
5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작곡가 ‘방배동 살쾡이’로 변신한 박명수의 자작곡 6곡으로 연말공연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펼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밤낮 없이 작곡에 매진한 박명수, 그리고 그를 위한 ‘무한도전’ 멤버들의 열정적인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그가 만들고 멤버들이 부른 6곡은 어딘가 들어봄직 했지만 그래도 도전정신만큼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유재석, 정준하, 정형돈, 길, 노홍철, 하하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고 안주하기 싫어서 작곡가로 도전했다”는 박명수의 음악에 대한 꿈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했다.
3개월간의 피땀어린 노력은 이날 무대로 증명됐다. 정형돈은 박명수가 ‘강남스타일’을 잡을 무기라 호언장담한 ‘강북멋쟁이’로 첫 무대를 꾸몄다. 이 곡은 재미있는 가사와 중독성 강한 안무로 폭발적인 현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현대판 돈키호테로 변신한 노홍철의 ‘노가르시아’ 무대는 특유의 열정이 넘쳐나는 무대매너가 눈길을 끌었다. 몸치, 박치인 노홍철은 눈을 코믹스럽게 뜨면서 관객과 호흡했다.
길은 힙합 뮤지션의 진지한 모습을 잠시 내려놓고 일렉트로닉 트로트인 ‘엄마를 닮았네’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무한상사’ 캐릭터인 ‘길사원’으로 변신한 그는 무대 위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하하는 가수 영지와 함께 몽환적인 멜로디와 현란한 레이저쇼의 ‘섹시보이’ 무대를 꾸몄다. 그는 처음으로 화려한 군무에 도전해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정준하는 뮤지컬을 보는 듯한 ‘사랑해요’를 공개했다. 이 곡은 정준하의 아내인 ‘니모’가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정준하는 1990년대 노래라고 다소 혹평했지만 이날 공개된 노래 중 가장 대중적인 노래이기도 했다.
박명수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유재석의 ‘메뚜기월드’는 화려한 무대매너가 인상적이었다. 유재석은 눈에 확 띄는 LED 의상을 갖춰입고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무대를 달궜다.
박명수는 한없이 진지했다. 멤버들이 다소 음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해도 뚝심을 가지고 밀어붙였다.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정준하는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3개월간 노력하는 것을 보고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정준하의 말대로 박명수의 노력은 ‘무한도전’의 정신을 고스란히 알 수 있었다. 또한 멤버들의 캐릭터를 생각해서 만든 곡은 '무한도전' 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날 박명수는 무대가 끝난 후 "동료들에게 고맙고 너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1년 연말공연 당시 ‘일밤-나는 가수다’ 시스템을 차용했던 ‘무한도전’은 이번에는 타사 오디션 프로그램을 패러디했다. 바로 엠넷 ‘보이스코리아’를 차용해 박명수가 멤버들의 노래를 마음에 들지 않아하면 의자가 돌아가는 구성을 보였다.
한편 ‘강북멋쟁이’ 등 박명수의 자작곡은 방송 직후 KT올레뮤직을 통해 공개되며 음원 수익금 전액은 기부된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