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개성 강한 캐릭터와 ‘LTE급’ 빠른 전개로 첫 방송부터 안방극장에 흥미를 안겼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는 가운데 조화를 이루는 자극적인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5일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서울 변두리의 오래된 노포를 배경으로 삼대째 국수공장을 운영하는 가족들의 이야기. 안방극장의 스테디셀러인 악독한 시어머니 캐릭터는 앞으로 이 드라마가 뻔해도 재밌는 통속극에 충실할 것임을 예감하게 했다.
첫 방송은 국숫집 장인 엄팽달(신구 분)의 장손녀이자 금룡푸드 후계자 김철규(최원영 분)와 결혼한 민채원(유진 분)이 불행한 결혼생활을 견디다 못해 이혼을 선언했다가 정신병원에 갇히는 억울한 상황에 놓이는 내용으로 시작했다.

채원은 방회장의 신체 및 언어폭력, 남편 철규의 마마보이 행동에 피폐해졌고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리고 채원은 이혼을 선언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당한 폭력 증거물과 철규의 외도 등을 이유로 위자료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극악무도한 방회장의 시집살이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며느리의 머리채를 잡거나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아들 셔츠에 립스틱도장을 찍는 등의 행동은 안방극장을 경악하게 했다.
자극적인 캐릭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팽달의 사위이자 채원의 아버지인 민효동(정보석 분)의 따뜻한 심성과 팽달의 차녀이자 결혼을 꼭 해야하는 선머슴 같은 엄기옥(선우선 분), 한때는 전설의 테너였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밤무대 가수로 전락한 강진(박영규 분) 등 소시민적인 캐릭터는 훈훈함을 안겼다.
캐릭터 뿐만 아니라 전개도 빨랐다. 이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채원이 결혼부터 이혼을 선언하기까지의 과정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면서 빠른 전개를 보였다. 채원의 회상을 통해 그가 결혼생활에서 겪었던 힘겨운 삶을 빠르게 나열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리고 막바지에 펼쳐진 시어머니 방회장의 패악은 안방극장을 경악하게 했다. 방회장은 거짓말로 이혼을 막기 위해 채원을 정신병원에 가뒀다.
포악한 시어머니 방회장 탓에 이 드라마가 첫 방송부터 자극적이었던 것은 사실. 하지만 그만큼 다채로운 캐릭터와 빠른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분명했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말이 필요 없는 중견배우 신구, 정혜선, 박원숙, 전인화, 차화연이 무게 중심을 잡은 가운데 유진, 이정진, 최원영이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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