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블락비가 소속사 스타덤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한 가운데 양측이 극명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스타덤 측은 블락비 멤버들과 원만한 해결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였지만 외부와 접촉은 일절하지 않고 있어 이 사안을 둘러싼 의문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블락비와 소속사 스타덤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각각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수익금 정산이 가장 큰 쟁점이며 소속사와의 갈등을 야기한 배후의 존재, 전(前) 대표이사의 금품 횡령 등이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1. 해명되지 않은 정산 횟수 약 8차례

먼저 스타덤 측은 수익금을 모두 정산해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4월에 데뷔해 6개월 간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이었던 정산 주기를 세 달에 한 번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 주장에 따르면 수익이 발생한 시점인 2011년 10월부터 정산주기가 바뀐 2012년 3월 이전까지 약 8차례에 걸쳐 정산이 이루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블락비는 지난 1년 간 정산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2. '금품 착취·잠적' 전 대표이사에 대한 사측 대응
다음은 전(前) 대표이사가 멤버들의 부모로부터 활동비 명목으로 금품을 착취한 후 잠적한 사안에 대해 회사가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스타덤 측은 보도자료에 '이 모씨는 다른 피해자에 의하여 형사고소가 되어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황으로, 저희 스타덤은 하루빨리 이 모씨가 검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명시했다. 회사 차원의 행동은 빠져있다. 그룹의 이미지 보호차원에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왔다는 스타덤 측이 문제가 외부로 알려진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일을 진행시킬 것인지에 대한 답변이 필요하다.
스타덤 측은 전 대표이사가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멤버들은 회사가 대표이사라는 직위를 부여하면서 멤버 부모들과 사건 장본인의 접촉이 가능했던 만큼 책임감을 갖고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3. 그룹, 소속사 간 커뮤니케이션 문제
일각에서는 블락비가 소속사에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기까지 오랜 기간 준비해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갈등이 깊어진 시기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의미. 하지만 상황은 해결되지 못하고 결국 법적 문제로 확대됐다.
이와 관련해 스타덤 측은 멤버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던 중 배후 세력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룹과 소속사 간 소통의 부재가 촉발한 문제까지 배후 세력의 존재로 전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짚어 볼 부분이다. 그동안 블락비와 긴밀히 커뮤니케이션을 해왔어야 하는 관계자들이 부모들과 접촉해 오면서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핫라인 부재가 아니었는지 짚어봐야 할 것이다.
한편 블락비는 3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신원을 통해 법원에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측은 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입장을 발표했으며 이에 블락비 측도 보도자료를 통해 소속사 측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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