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좀 늦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제아가 4일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앨범 '저스트 제아(Just Jea)'를 발표했다. 앞서 멤버 가인, 나르샤, 미료가 차례로 솔로활동을 벌였던 터라 그의 활동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모두 만회할 카드가 있다. 정엽, 더블K, 에릭 베넷 등 유명 뮤지션이 그의 앨범을 위해 두팔을 걷어부친 것이다. 정엽은 선공개곡 '안아보자'에, 더블K는 '사일런트 스토커'에, 에릭베넷은 '데이즈 앤 나이트즈'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피처링 섭외는 전부 제가 직접 했는데요, 정엽 오빠하고 노래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하는 게 조금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안아보자'는 오빠를 위해 쓴 노래라고 꼬드겼죠.(웃음) 더블K도 친분이 있는 미료를 통해서 피처링을 부탁하자 단 번에 OK 해줘 성사가 된 케이스예요."

이번 앨범이 제아에게 더욱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의 우상 팝가수 에릭 베넷과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앨범 작업 중 에릭 베넷에게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트위터에 글을 남겼던 제아는 "곡을 주겠다"는 예상 외의 답변을 들었다. 제아에게 있어서는 기적이 일어난 것. 나중에야 수많은 팬들의 물밑 작업 덕분에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말 이건 팬들이 만들어 준 것이나 다름없어요. 대체 얼마나 멘션을 얼마나 보내주셨던 걸까요. 제가 다 찾아내서 어떻게 해드릴 수도 없고.(웃음) 들어보니까 '한국에 보컬 가수가 있다. 어려서부터 팬이었다'는 내용을 팬들이 에릭 베넷한테 전했대요. 그래서 저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요. 제 멘션에 쪽지가 왔고 그렇게 6시간을 트위터로 대화를 했던 거 같아요. 기적 같았죠. 영어를 못하는 제가 얼마나 원망스럽던지. 영어 공부를 좀 해야겠어요. 하하."
제아의 첫 솔로 타이틀곡은 '그대가 잠든 사이', 가창력을 확실하게 자랑할 수 있는 곡이다. 그가 이 곡에 얼마나 애착이 있는지는 전체 연주 시간을 보면 알 수 있다. 자그마치 5분 8초. 음악 프로그램에서 한 가수에게 할당되는 시간이 3분 내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불이익을 안고 감수한 결정이다.
"5분 짜리 노래를 선택할 때부터 흥행에 대한 불안은 놨어요. 소속사 식구들이 정말 걱정 많이 해줬죠. 다른 노래 세 번 들을 때 네 노래는 두 번 밖에 못 듣는다고요. 그래도 괜찮다고 했어요. 도무지 어느 부분을 잘라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느낀 이 감정이 듣는 분들한테도 전달된다면 사랑 받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스트 제아'는 사실 2년 전부터 작업이 진행됐다. 완성 단계에 이르렀던 앨범은 '너무 마니아적'이라는 평가 속에 한 차례 엎어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시 녹음됐던 곡 중에서는 '안아보자'가 유일하게 살아남아 이번 앨범에 실렸다.
"많은 스태프들이 자기 일처럼 해주시는 것 보고 힘내서 해야겠다 해요. 준비를 오래 한 만큼 기대도 크고요. 재작년에 나왔어야 하는 앨범이 지난해 12월로 연기됐다가 결국 새해 들어 선보이게 됐어요. 제아라는 가수가 어떤 목소리를 가졌는지 들려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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