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음악은 인생과 함께 가는 친구입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멤버 박명수는 자신의 오랜 꿈인 작곡가 데뷔를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 학창시절 작곡가를 꿈꿨지만 성인이 돼 결국 개그맨이 됐고, 마흔이 넘은 현재 늦게나마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는 벅찬 소감이었다.
하지만 그가 꿈을 이루기까지 음악이라는 친구 외에도 그의 인생에서 약 5분의 1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며 사골 국물 마냥 진한 우정을 나눈 또 다른 친구들이 있었다. 바로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과 여기서 함께 시간을 쌓은 유재석,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이라는 여섯 명의 멤버들이다.

그리고 이 같은 친구들이 없었다면 박명수의 작곡가 데뷔라는 꿈도 쉽사리 이루어지지는 못했을 듯 싶다. ‘무한도전’은 지난 6일 방송에서 박명수에게 매년 진행하는 콘서트 무대를 내주었고, 이 자리에서 여섯 멤버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그의 곡을 열창하는 것으로 박명수의 작곡가 데뷔에 힘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돋보인 건 멤버들의 진한 우정이었다. 의욕이 앞설 수 밖에 없는 초보 작곡가 박명수의 음악성이 다소 흡족치 않고, 물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때도 멤버들은 그를 비난하기 보다는 격려하기를 택했고 그 결과 이날 ‘어떤가요’ 특집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힙합 듀오 리쌍의 멤버로 활동하며 그 누구보다 음악이라는 영역에서 전문가의 안목을 지니고 있는 길을 비롯해, 다수의 앨범을 내고 활동한 바 있는 하하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빛을 발했다. 꾸준히 힙합 음악을 해 온 길은 박명수가 작곡한 ‘엄마를 닮았네요’를 통해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트로트 필을 소화한 것은 물론, 전문적인 지식으로 박명수의 작곡 과정에 힘을 보탰다. 아이디어 넘치는 하하는 이날 공연을 위해 참신한 생각을 연발했고, 실력파 가수 영지를 섭외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과는 흡족했다. 박명수가 만든 여섯 곡의 곡들은 ‘무한도전’ 방송 이후 실시간 음원차트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으며, 특히 정형돈의 ‘강북멋쟁이’는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는 ‘무한도전’ 내에서 함께 자라고 성장한 멤버들의 힘 덕택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명수 한 사람이 포기하지 않고 오랜 시간 꿈을 꿨고, ‘무한도전’ 내에서 멤버들의 성향을 파악하며 각 캐릭터에 어울리는 음악을 작곡해 ‘강북멋쟁이’와 같은 대중의 구미에 맞아 떨어지는 곡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또한 멤버들은 박명수가 오랫동안 간직한 꿈에서 점차 멀어질 무렵 힘을 합치면 이 또한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현했다. 9년의 시간을 ‘무한도전’과 함께 보낸 멤버들의 성장사는 이번 ‘어떤가요’ 특집을 통해 또 한 번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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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