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를 나누면서 힘들었던 기색은 찾을 수 없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비운의 야구인생을 살다 스스로 끝을 선택한 비보에 모두 말을 잃었다. 6일 오전 별세한 故 조성민(전 두산 재활코치)의 빈소는 믿을 수 없는 일에 적막함이 감돌았다.
조성민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성민이 허리띠로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수사하고 있다. 1996년 요미우리에서 데뷔, 2년 후 선발진의 주축으로 우뚝 서던 중 불의의 팔꿈치 부상으로 야구인생의 터널에 진입했던 조성민은 개인사까지 겹치며 선수로서 기대치에 걸맞는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

2005년 우여곡절 끝에 한화에서 데뷔 2007시즌까지 선수로 활약한 뒤 은퇴한 조성민은 이후 야구 해설위원으로 재직했으며 2011년부터 2년 간 두산 퓨처스팀의 투수 재활코치로도 일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재계약 대신 야인의 삶을 택한 조성민은 모교인 신일고 인스트럭터로 일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고인의 고려대 1년 후배인 삼성 포수 진갑용(39)은 “정말 우리 성민이형이 떠난 것이 맞냐”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야구 동기생인 정민철 한화 코치, 홍원기 넥센 코치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구경백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는 “연말만 해도 기분 좋게 안부 인사를 나누고 덕담을 해줬다. 그런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라며 황망함 속 애도를 표했다. 고인과 한때 배터리를 이뤘던 한화 포수 신경현도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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