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서울 팀 외인 원투펀치 전쟁 열린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1.07 06: 23

외인 원투펀치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인가.
각 구단의 외국인 계약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서 두산도 2013시즌 외국인 선수를 확정했다. 두산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1시즌부터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32)의 재계약과 2010시즌 팀의 에이스였던 켈빈 히메네스(32)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로써 서울 팀인 두산·넥센·LG 모두 한국무대서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외국인 선발투수를 선택, 2013시즌 외국인 원투펀치를 가동한다.

지난 시즌 넥센은 브랜든 나이트(38)-앤드류 밴헤켄(34) 외국인 듀오가 각각 16승과 11승을 올리며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둘은 이미 작년 11월 14일에 재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 역시 2011시즌 벤자민 주키치(31)와 레다메스 리즈(30)가 각각 10승과 11승을 거뒀고 지난 4일 이들과 재계약을 발표, 3년 연속 선발진 원투펀치를 고정시켰다.
이렇게 서울 3팀이 활약이 보장된 원투펀치를 보유한 가운데 올 시즌 이들의 투구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전망이다. 6명 모두 각자 다른 스타일로 한국무대서 경쟁력을 뽐냈고 반대로 상대 팀에는 커다란 골칫거리로 자리해왔다. 구단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준다면 그만큼 세 팀이 2013시즌 목표를 달성할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최장신 외국인 투수 니퍼트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기록할 만큼 검증된 투수다. 하지만 2012시즌은 2011시즌에 비해 구위가 하락하면서 최고 외국인 선수 자리를 나이트에게 내줬다. 2011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를 소화한 것에 대한 부작용을 이겨내지 못했고 시즌 막판에는 불운까지 겹쳐 약 2달 동안 승리를 추가하는데 실패했다. 니퍼트가 다시 리그를 지배하기 위해선 2011시즌의 직구 구위를 회복해야 한다.
히메네스는 2010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점 3.32로 에이스로 자리, 이례적으로 외국인 투수에게 거액을 투자한 두산의 기대에 부응했다. 140km 후반대의 싱킹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삼았는데 이는 수준급 내야수비를 자랑하는 두산 내야진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두산 내야진이 여전히 단단한 만큼, 히메네스가 2010시즌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두산은 리오스-랜들 이후 가장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보유하게 된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히메네스는 일본 라쿠텐에서 뛴 지난 2년 동안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라쿠텐과 2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컨디션 난조로 라쿠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국무대 유턴도 성공할 수 있다.
나이트는 2012시즌 최고의 투수이자 최고의 반전카드였다. 2009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국무대에 발을 디딘 나이트는 2011시즌까지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승을 올리지 못했다. 2011시즌 172⅔이닝을 던지며 불안한 넥센 마운드를 이끌었지만 좀처럼 5회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나이트는 지난겨울 내내 통증을 느꼈던 무릎 회복에 전념했고 완벽한 컨디션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싱킹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효율적으로 상대 타자를 처리, 208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6승 4패 평균자책점 2.20의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건강한 무릎의 나이트라면, 올 시즌도 작년 못지않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밴헤켄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140km 이하의 직구로 부진했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되자 승부사다운 모습을 뽐냈다. 좌투수로서 자유롭게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공략했고 직구 구속도 140km 중반대를 찍었다. 커브와 체인지업의 완성도도 높아 상대 타자들은 곤혹을 치렀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2푼5리로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했고 일 년 내내 꾸준했다. 누구보다 마운드에서 침착하고 영리하기 때문에 2013시즌도 기대할 만하다.  
주키치는 니퍼트와 함께 외국인 선수 중 유이하게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특유의 크로스스탠스 투구폼과 변화가 심한 컷패스트볼로 LG 프랜차이즈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주키치가 리그를 정복하기 위해선 체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주키치는 2년 연속 전반기에 활약하고 후반기에 부진했다. 특히 작년에는 전반기 9승 4패 평균자책점 2.75로 맹위를 떨쳤지만 후반기에는 평균자책점 4.83으로 추락했다. 2013시즌 체력문제를 해결해 꾸준함을 보인다면 15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162km 강속구 투수 리즈는 작년 후반기 활약을 이어간다면 나이트 못지않은 반전 스토리를 쓸 것이다. 2012시즌 초반 마무리투수 전환 실패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후반기 들어 고질병이던 제구력 문제를 극복함과 동시에 직구 평균구속이 150km 중반대를 형성하며 매 경기 불을 뿜었다. 지난 2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2011시즌처럼 두 자릿수 승을 올리는 데에는 문제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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