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학번' 박재홍, "故조성민, 자존심 센 친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1.07 06: 31

"모바일 메신저 상태메시지가 안좋긴 했다. 그래도 이렇게 갈줄 몰랐다".
절친한 친구의 죽음에 박재홍(40)은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재홍은 지난 6일 저녁 故 조성민의 빈소가 마련된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조성민은 이날 오전 서울 도곡동 한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가족들에게 유서와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점으로 미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신일고-고려대를 졸업한 스타 선수로 1996년 요미우리에서 데뷔한 조성민은 1998년 전반기 서서히 이름을 알리던 중 불의의 팔꿈치 부상으로 어두운 재활의 터널에 접어들었다. 조성민은 당시 개인사까지 겹치며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5년 국내로 돌아와 한화에서 2007시즌까지 선수로 활약한 뒤 은퇴한 조성민은 이후 야구 해설위원으로 일하다 2011년부터 2년 간 두산 퓨처스팀의 투수 재활코치로 재직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재계약 대신 야인의 삶을 택한 그는 결국 안타깝게 세상을 저버리고 말았다.
조문을 마친 박재홍은 두 눈이 빨개져 있었다. 그는 "당황스럽고 놀랐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며 고인의 소식을 들은 당시의 황당함을 표현했다. 그는 "보름 전에도 통화를 했다.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라고 문자 메시지도 주고 받았다. 나쁜 기색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재홍은 "다만 모바일 메신저 상태메시지가 한달 전쯤부터 안좋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자존심이 세고 강한 친구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갈줄 몰랐다"며 비통해했다.
조성민과 박재홍은 박찬호, 정민철, 홍원기 등과 함께 '황금의 92학번'으로 불리며 대학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박재홍이 선수 생활을 접을 위기에 놓인 데 이어 조성민마저 세상을 등지면서 쓸쓸한 뒤안길에 접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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