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한 번 겪기도 힘든 일을 세 번이나 겪었다. 故 조성민 전 두산 베어스 퓨처스리그 재활코치의 두 아이가 부모와 삼촌을 모두 비극적인 사건으로 잃었다.
조성민은 지난 6일 오전 서울 도곡동 한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0세. 경찰은 그가 가족들에게 유서와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점으로 미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망 추정 시간과 신고 시간 사이에 간격이 있어 7일 오전 부검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6일 저녁 6시 30분쯤 그의 아들 환희(12)군과 딸 준희(10) 양이 친할머니와 함께 빈소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오열하며 부축을 받은 할머니와 달리 굳은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갔다. 한참을 빈소 안에 있던 두 아이는 밤 9시쯤 친척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빈소에서 아이들을 보던 조성민의 동료들은 모두 안타까움에 눈물을 글썽였다. 조성민의 대학 동기 홍원기 넥센 수비코치는 "아이들이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슬퍼하지도 않고 가만히 있는 게 더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상주로 등록됐으나 손님들과 맞절을 하는 대신 방 한 켠에 멍하니 앉아있었다고 했다.
지난 2008년 10월 엄마 故 최진실을 자살로 떠나보낸 이후 채 2년도 안돼 외삼촌 故 최진영을 잃었다. 똑같은 자살이었다. 아이들이 받을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과도한 취재 경쟁도 아이들을 상처받게 했다. 얼굴을 가리기 위해 친척들이 코트로 아이들을 둘러맸으나 취재진은 수십 미터씩 따라가며 영상을 찍었다.
아버지를 잃고 슬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너무 큰 충격은 아이들의 눈물마저 앗아갔다. 최근 방송에 나와 환히 웃던 아이들의 모습과 대비돼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야구계를 넘어 지켜보던 모든 이들을 찡하게 만든 두 아이의 슬픈 침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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