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선정에 있어 각 지자체의 지원 방안은 기업체 심사와 더불어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한다. 야구단 지원 등 단기적인 시선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오히려 인프라 확충 등 장기적인 지원 대책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양쪽은 모두 10구단에 대한 최대치의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해줄 수 있는 것을 다 해주다보니 단기적인 지원 방안은 엇비슷한 측면이 있다. 25년간 구장 무상 임대, 수익 사업 보장 등이다.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애매하다. 때문에 양측은 차별화에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7일 회원가입 신청서 제출 때까지 이런 머리싸움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원은 야구도시로의 성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가시적인 행보로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는 각오다. 수원은 이미 지난 4일 수원야구장 리모델링 기공식을 가졌다. 290억 원이 소요되는 이 공사에는 국비 75억 원, 경기도 88억 원은 물론 수원시도 127억 원을 내놨다. 수원시 관계자는 “올해 안에 모든 공사가 끝난다. 내년부터는 10구단이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경기장 건설도 곧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원야구장 리모델링은 10구단 유치와는 관계없이 진행된다. 이런 것이 차별화된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원야구장 리모델링이 수원시 야구 열기에 불을 지필 것이라 내다봤다. 관계자는 “수원시에는 사회인 야구팀이 400개가 넘는다. 동호인만 1만 명이다. 전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저변”이라고 잘라 말하며 “10구단을 유치할 경우 다른 도시 못지않은 야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고교 및 리틀 야구 발전을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장안고 야구부 창단 협약을 체결한 수원은 이로써 시내에 리틀야구 3개 팀, 초등학교 1개 팀, 중학교 2개 팀, 고등학교 2개 팀, 대학 1개 팀 등 총 9개의 아마야구 팀을 보유하게 됐다. 경기도내로 확대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지역 야구 저변에 있어서는 전북에 비해 훨씬 더 튼튼한 토양이라는 것이 수원의 설명이다.
전북도 이에 맞서고 있다. 우선 전북은 리모델링에 들어간 수원과는 달리 야구장 신축 공약을 내걸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옆에 부지를 확보해 2015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원 마련도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다. 총 공사비 1100억 원 중 이미 민간 투자금 500억 원을 확보했고 나머지 600억 원은 도와 전주시가 절반씩 부담한다. 메이저리그 경기장 부럽지 않은 경기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전북의 의지다.
그 외에 군산월명구장은 1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면 리모델링한다. 2014년까지 쓰인 뒤 2015년부터는 2군 경기장으로 변신한다. 익산야구장도 2014년 예산이 투입돼 개보수한 뒤 10구단의 연습구장 및 3군 경기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북 관계자는 “야구장 시설로만 보면 우리가 수원보다 위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약 실천 의지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의심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축 경기장 건설이 지지부진한 창원시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은 “이미 예산이 반영됐고 프로야구 팬들과의 약속인 만큼 성실히 수행하겠다. 실망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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