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코너와 청코너에 각각 복서들이 들어섰다. 전투력은 막상막하다. 이에 심판을 봐야 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KBO는 최대한 공정하게,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이 한 판 승부를 끝낸다는 전략이다.
10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KT·수원과 부영·전북은 7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을 방문해 각각 회원가입 신청서(창단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신청서가 KBO에 접수되면 KBO는 외부인사로 꾸린 평가위원회에 심사를 맡긴다. 평가위원회에서 점수가 결정되면 이는 KBO 이사회와 총회에 차례로 올라가 의결 절차를 밟는다.
KBO는 최근 평가위원회 구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정리된 각계 인사들의 리스트가 있었지만 신중을 거듭했다. KBO의 한 관계자는 “지역색이나 정치논리에서 자유로운 인사를 고르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라고 했다. 필수적인 보안 유지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평가위원들끼리도 소집 후 회의실에 들어가서야 서로의 얼굴을 알 수 있다.

10구단 창단 전쟁은 기존 신생구단 창단과는 성격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복수의 후보가 경쟁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경우 잡음이 생길 수 있다. KBO가 내부 인사를 배제하고 전원 외부 인사로 평가위원회를 꾸린 이유다. 여기에 외압을 막는 것도 과제다.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KBO 전체에 비상경보가 떨어져 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최대한 공정하게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평가항목은 이미 각 후보 진영에 전달됐다. KBO는 일찌감치 외부에 컨설팅을 맡겨 평가항목을 정했다. 이 또한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사전작업이었다. 큰 틀은 5개 정도지만 세부적으로 따지면 3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이미 항목이 정해져 있고 배점도 어느 정도는 나와있다. 때문에 각 지자체의 서면 보고를 심사하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최종 프리젠테이션은 이르면 9일쯤 열린다.
KBO는 공정성과 더불어 신속성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최근 과열경쟁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경쟁 구도이기 때문에 과열경쟁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지체하지 않고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고 밝혔다. KBO는 1월 중 이사회와 총회 의결을 모두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패한 쪽에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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