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심창민-이지영 키플레이어로 지목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1.07 07: 09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올 시즌 키플레이어로 두 명의 선수를 점찍었다.
마운드에서는 사이드암 심창민, 타자 가운데 안방 기대주 이지영을 꼽았다. 류 감독의 선택은 현재보다 미래였다. 장차 삼성을 이끌 주역 선수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경남고 출신 심창민은 지난해 37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2패 1세이브 5홀드(평균자책점 1.83)를 기록했다. 150km 안팎의 직구와 두둑한 배짱은 심창민의 트레이드 마크.

류 감독은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심창민은 장차 삼성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이다. 큰 경기는 처음인데 넉살 좋은 성격만 보면 잘 할 것 같다"면서 "큰 무대에서 자기 공을 던진다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데뷔 첫 가을 잔치에 나선 심창민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렇다고 무조건 당근을 주기보다는 채찍도 함께 가해 경각심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7월 26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심창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구위 저하보다 질책성 조치에 가까웠다. 당시 류 감독은 "1군에 안주하는 것 같아 자극이 필요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였던 정현욱이 LG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안지만이 시즌 초반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그래서 계투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가운데 심창민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생애 첫 두 자릿수 홀드 달성이 심창민의 올 시즌 목표다.
삼성은 진갑용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포수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내부 자원 가운데 이지영이 가장 앞선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윤성환과 배영수의 선발 등판 때 포수 마스크를 쓰거나 대타 요원으로 활약했던 이지영은 올 시즌 출장 기회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능력도 한층 나아졌다.
팀내 최고참인 진갑용의 나이와 현재윤의 이적을 감안해 이지영을 더욱 활용하겠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 포수 육성은 단기간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육성해야 한다. 삼성은 이지영을 비롯한 젊은 안방마님의 육성을 위해 조범현 전 KIA 감독을 포수 인스트럭터로 영입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올해 포수 세대교체를 위한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진갑용과 이지영의 출장 비율이 7대3이었다면 올해 이지영이 7할, 진갑용이 3할을 맡을 계획이라고 했다.
대개 팀의 주축 선수를 키플레이어로 꼽는 게 일반적이다. 심창민과 이지영을 점찍은 건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한 유망주 육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팀의 운영 계획과도 같은 맥락이다. 장차 사자 군단을 이끌 이들이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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