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이벤트 음원, 이대로 괜찮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1.07 11: 14

방송사에서 '이벤트'로 내놓는 음원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엠넷 '슈퍼스타K' 등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MBC '나는 가수다', KBS '불후의 명곡' 등이 방송이 끝나자마자 전파를 탔던 음원을 사이트에 내놓고 있다.
MBC '무한도전'은 1년에 한두번꼴로 음원을 제작해 대대적인 홍보를 거친후 음원사이트를 '폭격'하고 있으며, 인기 드라마들은 톱가수들을 섭외한 OST 앨범을 여러개로 쪼개 거의 매주 신곡을 쏟아내고 있다.

SBS '청담동 앨리스'의 경우, 드라마가 아직 방영 중이지만 OST는 벌써 5개 발매된 상태다. 지난해는 SBS '가요대전'도 정상급 아이돌을 모아 만든 신곡 4곡을 발표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에서 적극 소개된 이들 곡은 음원사이트에 공개되자마자 이슈를 모으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차트에서 사라지곤 하는 상태. 물론 '슈퍼스타K4'의 '먼지가 되어'나 SBS 'K팝스타' 악동뮤지션의 '다리꼬지마' 처럼 롱런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다만 '무한도전'은 이들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히트율을 보이고 있는 상태. 지난 5일 박명수의 작곡가 도전 방송이 끝난 후 발표된 정형돈의 '강북 멋쟁이'는 7일 오전 현재까지 각 음원사이트 1위를 기록 중이다.
연예관계자들은 이같은 음원 발매가 '필연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 특히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의 드라마는 OST로 인한 수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수들도 대중에게 잊혀지지 않을 수단이 되기 때문에 흔쾌히 응하고 있다는 것. 다만 수익은 아직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이다.
예능 같은 경우, 대다수 음원의 수익금을 환원하고 있지만 높은 시청률과 음원차트 성적이 연계되면서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이벤트가 된다. 음원 자체로의 수익은 높지 않아도 연예인에게도 좋은 '레퍼토리'가 남는다.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행사 섭외가 높아지기 때문.
이같은 이벤트 음원들이 주를 이루자 가수들도 활동 방식을 바꾸고 있다. 활동이 점차 '이벤트'화 돼가는 것. 새 앨범 발매 전 또 한번 이목을 모을 수 있는 선공개곡 공개는 기본 코스가 됐으며, 한 앨범을 두개, 세개로 쪼개서 발매하거나 활동이 끝난 후 신곡을 한두개 더한 리패키지 앨범으로 거듭 컴백하는 게 당연한 방식이 됐다. 늘 새로운 음원이 등장하며 신곡 소비 속도가 빨라지자 가수들 역시 정규 앨범보다는 깜짝 음원 발표에 기대고 있는 것.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가요관계자는 "가요계의 과열 경쟁에 따라 음원의 순환주기가 짧아지고, 이로 인해 컨텐츠의 질이 하향 평준화 될 우려가 있다"면서 "양질의 콘텐츠의 생산과 합리적인 음원소비를 통해 음원의 생명력을 오래 지속시키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멜론사이트 새 앨범 소개코너. 20개의 앨범 중 10개가 방송사 관련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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