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현-장희진, 얼마나 못되게 굴었기에..'헉'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1.07 10: 06

'팽팽한 긴장감 조성은 우리 몫!'
안방극장, 악녀 노릇도 자처하며 드라마의 흥미를 끌어올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장희진, 소이현, 오지은이다. 세 여배우는 각기 다른 작품에서 두 남녀의 사랑을 방해하거나 갈등 불씨를 제공하고, 주인공의 운명을 뒤흔드는 무서운 키를 쥐고 있기도 하다. 얼핏 악녀 캐릭터 같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공감도 되고 동정심도 생기는 어찌 보면 실은 '가장 인간적인' 인물들이다.
먼저 KBS 2TV 주말연속극 '내딸 서영이'의 선우 역을 맡은 장희진은 초반부터 주인공 서영(이보영 분)과 우재(이상윤 분)의 로맨스에 훼방꾼으로 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내 남자'라고 여겼던 우재가 어느 날 서영을 만나자 질투의 화신이 됐다. 어떻게든 우재의 마음을 돌리려던 선우는 결국 이제껏 본 적 없는 우재의 모습을 보고 한 발 물러섰다. 결국 서영과 우재는 결혼에 골인했고, 그 사이 유학을 떠났던 선우는 국제변호사가 돼 귀국, 일부러 서영을 자신이 일하는 로펌에 취직하도록 작전을 짜며 우재에 대한 미련을 드러냈다. 최근 전개에서 선우는 서영이 간직한 가족사의 비밀을 깨닫고 경악했다. 이제 그가 서영-우재 부부의 앞날에 과연 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호기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소이현이 열연 중인 윤주 역도 빼놓을 수 없는 흥미로운 캐릭터. 윤주는 고교 동창인 세경(문근영 분)을 향한 질투심으로 가득 찼을 뿐 아니라 상류사회에 대한 욕망으로 거짓말을 일삼고 청담동 며느리가 된 인물. 세월이 흘러 재회한 세경에게 도도하게 굴며 굴욕을 안기지만 '청담동에 입성하고 싶다'는 친구의 바람을 듣고 조력자(?)로 변신했다. 실은 세경과 사랑에 빠진 승조(박시후 분)의 옛 여자인 윤주는 모든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위치를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청담동 입성을 꿈꾸는 세경의 처절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윤주지만 자신에게 해가 된다면 누구도 용서할 수 없다. 어렵게 이뤄놓은 것들을 잃어버릴까 늘 전전긍긍하며 살얼음판을 걷는 그의 모습에 미움보다는 동정이 앞선다.
또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 속 성민아 역을 맡은 오지은도 긴장감 조성의 일등공신. 극중 톱 여배우 성민아로 변신한 오지은은 앤서니킴(김명민 분)과 이고은(정려원 분)의 로맨스를 주시하며 질투를 불태운다. 대한민국 톱 여배우 중 한 사람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가련한 여인일 뿐. 또 한류스타 강현민(최시원 분)과 팽팽한 자존심 대결까지 벌이면서 등장인물들 간 갈등 고리를 만드는 중추로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세 사람은 각각 다른 작품에서 다른 캐릭터로 열연하면서도 극 전개의 긴장감을 유발하고 흥미를 고조시키는 중책을 맡았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자칫 악녀나 훼방꾼쯤으로 폄하될지 모르는 캐릭터를 각자의 연기력과 비주얼로 포장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이보영(내딸 서영이), 문근영(청담동 앨리스), 정려원(드라마의 제왕) 등에 비해 다소 비중이 낮은 역할이지만 1인자 못지않은 존재감을 확립한 것도 세 여자의 독한 열연 때문이다.
issu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