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시즌을 뛰며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
퓨처스리그의 히트상품은 이제 신생팀의 당당한 에이스로 발돋움을 노린다. NC 다이노스의 젊은 우완 에이스 ‘딸기’ 이재학(23)은 처음으로 맞게 될 1군 풀타임 시즌을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인생의 수능이라고 표현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0년 두산에 2라운드 입단한 이재학은 묵직한 구위와 좋은 역회전볼로 전 소속팀의 평가가 높았으나 첫 해 적응기를 거친 데 이어 2년차 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한 해를 재활에 퍼부었다. 첫 2년 간 1군에서 올린 성적은 16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01이다.

지난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NC로 적을 옮긴 이재학. 이적은 선수에게 달갑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이재학의 경우는 더 큰 길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기회였다. 2012시즌을 퓨처스리그에서 모의고사로 치른 NC는 60승 5무 35패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이재학은 15승 2패 평균자책점 1.55로 리그를 지배하는 에이스가 되었다.
이재학의 대구 옥산초교 대선배이기도 한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이재학을 선발감으로 발견했다”라며 올 시즌 이재학에게 선발 풀타임 기회를 줄 것임을 암시했다. 갑작스러운 부상이 없는 한 이재학은 팀의 간판이 될 큰 기회를 쥐게 되었다. 7일 선수단 시무식 자리에서 만난 이재학은 “시즌 후 일본 돗토리 재활 훈련을 통해 유연성을 키웠다. 시즌을 치르며 수축되었던 근육을 유연하게 했고 고관절 근력도 높였다”라며 웃었다. 팀에서 한 해 동안 에이스로 공헌한 자신을 특별관리 해줬다는 감사함 때문인지 표정이 밝았다.
뒤이어 이재학은 “1군 풀타임 투수로 뛰며 8개 구단 선배 투수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김선우(두산) 선배님처럼 신사적이고 깔끔한 야구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재학은 두산 시절 사이드스로 투구폼에서 팔 각도를 올려 스리쿼터로 던지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이재학은 이제 잠수함 투수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고교 시절에도 팔 각도를 좀 높여서 던졌어요. 두산 시절에는 팔꿈치 부상 여파도 있었지만 제 스스로 각도를 낮춰 던진 감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이드스로로 던지다보다 제 특유의 색깔이 안 나온 것 같더라고요. NC에 와서는 다시 스리쿼터식으로 던지고 있습니다”.
1년 유급생으로 입단 동기들에 비해 1살이 더 많은 이재학. 여기에 2014년에는 병역 미필 선수들에게 금메달 특례 혜택이 달린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만약 1군 풀타임 첫 시즌 이재학이 타 팀 3~4선발에 뒤지지 않는 경기력과 공헌도를 보여준다면 그도 충분히 대표팀 승선 후보로 꼽힐 만 하다고 볼 수 있다. 야구 인생의 커다란 기회를 바라볼 수 있는 만큼 이재학은 그에 대한 바람도 넌지시 비췄다.
“1군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게 될 올해가 제 인생의 수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난 시즌 제 스스로도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고 올 시즌 비로소 제대로 된 1군에서의 기회를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내년 기대치도 더욱 끌어올리고 제가 바라는 바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산 시절부터 이재학은 조용조용한 인상이지만 긍정적인 야구 욕심이 많은 투수였다.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으로 자신의 확실한 무기를 만들기 위한 경쟁 심리도 엿볼 수 있던 이재학이다. 새 팀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얻은 이재학의 2013시즌 기상도는 굉장히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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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