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부영이 10구단 창단에 뛰어 들었다. 양쪽이 유치를 자신한 가운데 최종결정은 이날 내로 이뤄질 전망이다.
수원과 파트너십을 맺은 KT와 전북을 등에 업은 부영은 오늘(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프로야구 10구단 회원가입신청서’를 나란히 제출했다. 신청서 제출은 마감시간인 오후 3시를 조금 앞두고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오후 2시경 부영이 먼저 도곡동 야구회관을 방문해 신청서를 접수했고 30분 뒤 KT도 신청서 접수를 완료했다. KBO 관계자는 “그 외의 신청자는 없었다”라고 말해 양자대결을 확인했다.
양측은 신청서 접수까지 세몰이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부영 측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KBO를 방문해 유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에 맞서 KT도 이석채 KT 회장과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빨간색 점퍼를 맞춰 입으며 단결력을 과시했다.

양측 모두 유치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부영 드래곤즈는 흥행성이나 당위성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구장 시설은 자신이 있고 전북이 수원보다 야구열기가 더 높다”라고 자신했다. 이중근 부영 회장도 “틀림없이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된다는 생각으로 유치 추진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회관에 모습을 드러낸 이석채 KT 회장은 “KT 상품을 좋아하는 국민만 3000만 명이 있다.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이고 직원만 6만 명이 넘는다. IT를 접목시켜 야구장 설계에 독자적인 생각을 갖고 야구 선수들의 기량뿐이 아닌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새 역사를 써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수원시는 2년 전부터 프로야구 10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해왔다”며 당위성을 역설했다.
KT는 흥행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수도권이라는 거대 시장을 등에 업고 있는 수원은 프로야구 중흥의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KT의 안정적인 능력도 장점으로 평가된다. 재계순위 11위의 KT는 투자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고 스포츠단 운영 경험도 풍부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생활에 밀접한 통신기업이기에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부영은 지역안배론과 적극적인 투자 의사로 맞서고 있다. 지나치게 수도권에 치중된 프로야구는 장기적인 발전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전통적인 팬 기반을 갖춘 전북이 프로야구 10구단의 최적지라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신축을 결정하는 등 인프라에서도 수원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다. 비록 KT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빠른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부영의 기업적 장점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양측이 회원가입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KBO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조만간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양측의 자료를 꼼꼼하게 따져볼 예정이다. 오는 10일에는 최종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 후 평가위원회의 점수를 이사회에 제출하게 되고 이사회 및 총회의 의결을 거쳐 10구단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KBO 관계자는 “1월 20일 이내에 결정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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