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역습..‘무자식상팔자’ 어떻게 지상파 드라마 이겼나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1.07 17: 06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태생적으로 대중에게 외면 받으며 맥없이 무너지는 듯 했지만 결국 웃었다.
JTBC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가 개국 이후 동시간대 방송되는 지상파 드라마를 최초로 앞지르는 기록을 세웠다.
7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무자식 상팔자’ 21회분 시청률은 전국기준 5.771%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아들 녀석들’이 기록한 시청률 5.5% 보다 0.2%P 정도 앞선 수치다.

종편은 그간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려고 했지만 최근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던 중 JTBC가 ‘무자식 상팔자’를 비롯해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와 같이 우리 주변의 얘기를 그린 드라마를 방송,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는 전형적인 김수현표 홈드라마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지상파 드라마들이 막장 소재로 내용을 채우는 구습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가족 간의 소소한 에피소드만으로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사고 있는 건 확실하다.
살아 숨 쉬는 캐릭터와 주옥같은 대사들을 만들어내는 것과 동시에 가슴 깊이 와 닿는 내용들을 그리며 매번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수현 작가는 ‘무자식 상팔자’에서도 김수현식 소통법으로 시청자들을 안방극장에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다.
줄곧 사회적 소수자의 얘기를 극의 전면에 내세운 김수현 작가는 이번에 ‘미혼모’라는 화두를 던졌다. 특히 극 중 소영은 엄친아로 불리는 캐릭터로, 완벽한 여성이 미혼모가 됐다는 설정은 스토리를 강화시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힘을 갖는다.
이뿐 아니라 김수현 작가는 극 중 수번의 인공수정 끝에 임신을 포기하고 사는 안희규(윤다훈 분)은 아내 신새롬(견미리 분)과 함께 자식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안희명(송승화나 분)과 지유정(임예진 분) 부부에게 “무자식 상팔자”라고 외치고 희명과 유정 부부는 “자기 위로”라며 “자식이 없는 사람들은 무자식 상팔자라고 하고 자식이 있는 사람들은 유자식 상팔자라 한다”라고 받아치는 대사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막장 소재의 드라마가 아닌 평범한 우리네 얘기를 담은 ‘무자식 상팔자’를 방송한 JTBC의 결정은 탁월했다.
이수영 JTBC 편성팀장은 OSEN에 “JTBC는 지상파 드라마의 형태를 답습하는 것을 피하고 있고 새로운 드라마, 소재에 접근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며 “‘무자식 상팔자’는 좋은 글, 좋은 배우, 좋은 연출이 조화를 이뤘고 최고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무자식 상팔자’는 기존 30회에서 8~9회 연장해 오는 2월 말까지 방송될 예정. 지금까지 반 정도 방송된 ‘무자식 상팔자’가 7%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 아직 20여회 남아 있어 앞으로의 시청률 상승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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