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훈련인데 잘 따라오네".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2013년 새해 첫 훈련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7일 서산 전용훈련장에서 첫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하루 앞서 일본 오키나와로 투수 본진 15명을 제외한 투수 8명과 야수 22명 등 스프링캠프 멤버 30명이 모두 모인 자리였다.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 매년 이맘때 각 구단은 임직원과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무식을 갖는다. 새해 첫 출발을 의미하는 자리답게 함게 단체사진을 찍고, 개인별 포토 타임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러나 올해 한화에서는 이런 장면을 볼 수 없었다.

한화는 이미 연초 구단 직원들만 따로 시무식을 가졌을 뿐 선수단은 행사를 갖지 않았다. 그 흔한 단체사진도 없었다. 김응룡 감독은 구단에 행사보다는 훈련에 매진하는 게 좋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했다. 눈덮인 서산구장 옆 실내연습장에서 오후 1시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훈련 시작 직전 김응룡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 놓고 짧고 굵게 몇 마디했다. 김 감독은 "올해 개인적인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팀 성적도 좋아진다"고 이야기했다. 일반적인 말이었지만 김 감독의 입에서 나오자 무게감이 달랐다. 선수들의 눈빛은 더 반짝였다.
새해 첫 훈련임에도 불구하고 투수-포수-내야수-외야수 등 4개조로 나뉘어 쉴새없는 맹훈련이 이어졌다. 각 분야 담당코치들부터 목소리를 높여가며 훈련을 지휘했고, 김응룡 감독이 실내연습장 4개 면과 불펜을 수시로 오가며 지켜봤다. 선수들이 눈돌림 틈도 없을 정도로 빡빡하게 돌아갔다.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끝난 훈련. 비록 반나절이었지만 김 감독은 내심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김 감독은 "첫 날인데도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얼마나 몸을 만들었는지 한 번 봤는데 이만하면 다들 몸을 잘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 잘 하면 본인들 좋은 것 아닌가. 이제 몇 십억씩 받는 시대인데 몇 천만원씩 받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화는 8일부터 본격적으로 오전-오후-야간으로 훈련 시간을 채운다. 4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20일 오키나와로 출국할 때까지 준비한다. 김 감독은 "제주도에 있다 보니 서산이 너무 춥게 느껴진다"며 하루빨리 오키나와로 가고픈 속내도 드러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감독님이 전력 보강 실패 이후 한동안 많이 답답해 하셨지만 이제는 담담히 받아들이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화에 변와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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