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몸담았던 경남FC를 떠나 계약기간 2년에 전남 드래곤즈로 둥지를 옮긴 ‘전설의 사나이’ 김병지(43)가 이적 후 첫 훈련에 참가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지난 6일 광양에 내려온 뒤 7일 공식 훈련에 합류한 김병지는 새롭게 각오를 다지면서 “전남이 내 축구인생의 마지막 팀이 될”이라며 은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병지는 새 팀에서의 첫 훈련이라 아직은 어색한 느낌도 있었지만 이날 오후 3시 15분부터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훈련을 까마득한 후배들과 성실히 소화하며 전남에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시즌 프로통산 개인 최다인 600경기 출전 기록을 돌파하며 또 하나의 전설을 썼던 김병지는 무엇보다 자신의 믿어준 하석주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석주 감독과 김병지의 인연은 남다르다. 1990년대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했을 뿐더러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의 친목모임인 ‘열하나회’에서도 둘은 각각 회장(하석주)과 부회장(김병지)으로 함께 하고 있다.
마흔줄을 훌쩍 넘은 김병지가 이적 시장에 나오자 영입에 가장 힘을 썼던 인물 역시 하 감독이다. 7일 광양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병지는 “전남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했던 건 역시 하석주 감독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의 믿음과 신뢰였다. 물론 팀 입장에서는 많은 위험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믿음에 반드시 보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1992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에 올해로 프로 22년째를 맞게 된 김병지는 자신의 은퇴 시점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2~3년 안이 될 것 같다”면서 “전남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말했다.
이와 더불어 김병지는 한 가지 바람을 덧붙였다. 바로 현역에 있는 동안 축구 선수인 아들의 프로 데뷔 모습을 보는 것이다. 그는 “세 아들들 모두 축구를 하고 있다. 첫 째는 포지션이 나와 같은 골키퍼이다. 현역에서 아들이 프로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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