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인턴기자] '학교2013'의 십대 청소년들의 우정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7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2013'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틀어지고 다시 화해하게 되는 2반 아이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오랜시간 사이가 틀어져있던 고남순(이종석 분)과 박흥수(김우빈 분)의 화해.
이날 고남순은 박흥수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전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가 하면 그를 대신해 깡패들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등 우정어린 모습을 보였다. 고남순이 이렇듯 박흥수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이유는 박흥수가 3년 전 자신으로 인해 다리를 다쳐 그에겐 전부와도 같았던 축구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

화해를 청하는 고남순의 노력에 "니가 이런다고 내 다리가 멀쩡해지냐? 축구 다시 할 수 있대?"라며 밀어내던 박흥수는 결국 "그러게 진작 그냥 있었으면 됐잖아. 아무리 그래도. 넌 그냥 있었어야지. 나한테 축구 말고는 너밖에 없었는데 너라도 그냥 있었어야지. 이 새끼야 그러니까 내 말은 너 나 안 보고싶었냐 이새끼야"라며 섭섭했던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축구를 하지 못하게 돼 고통받았던 만큼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 고남순이 정작 자신이 가장 힘든 순간에 함께 해주지 않았던 것에도 상처를 받았던 것. 이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뜨거웠던 우정을 다시 회복했다.
반항아 오정호(곽정욱 분)와 이지훈(지훈 분)-이이경(이이경 분)의 우정 역시 눈길을 끌었다.
오정호는 시험시간에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며 아이들의 듣기평가를 방해하고 이를 말리는 선생님과 대립하다 학교를 떠나는 등 계속해서 엇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태였다.
함께 놀던 친구지만, 지나치게 흔들리는 오정호를 걱정하던 이지훈은 담임 정인재(장나라 분)에게 "정호, 선생님이 한 번만 붙잡아 주시면 안될까요"라며 부탁했다. 또한 "정호가 무섭지 않냐"라고 묻는 담임의 질문에 그는 "뭐가 무서워요. 어차피 다 친구인데. 그리고 걔도 어차피 친구 저희밖에 없어요"라며 친구에 대한 의외의 우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정호를 담임에게 데려가기 위해 찾아간 이지훈과 이이경은 "너 뭔데 자꾸 참견이냐?"라며 거절하는 그에게 "뭐긴 뭐냐? 네 친구지"라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자신들을 거칠게 대하는 오정호이지만 그 속에 있는 불안하고 여린 마음을 유일한 친구인 이들은 이해했던 것.
고남순-박흥수도, 오정호-이지훈-이이경도, 공부는 못하고 사고만 치는 문제아에 가까운 캐릭터들이지만 서로의 곁에서 함께하는 우정만큼은 일등이었다. 특히 이들의 캐릭터는 공부는 잘 하지만 진정한 우정에는 아직 서툰 송하경(박세영 분)-김민기(최창엽 분)등의 캐릭터와 대조되며 삭막한 교육현실에서도 싹튼 우정을 대변했다.어쩌면 이들이야말로 담임 정인재(장나라 분)가 노래했던 "흔들리며 피는 꽃"을 가장 먼저 피워낸 아이들이었다. '학교2013'의 치열하고 삭막한 현실 속 아이들에게 힘이 돼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바로 이 '흔들리며 피는 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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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201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