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경남, 김형범 효과로 돌풍 재현한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1.08 06: 59

경남 FC가 '프리킥 스페셜리스트' 김형범(29)의 가세로 돌풍 재현을 꿈꾸고 있다.
경남은 올 겨울 이적 시장서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팀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기둥을 모두 잃었다. 올림픽 대표팀 출신 주축 미드필더 윤일록은 지난 시즌 우승팀 FC 서울의 유니폼을 입었고, 베테랑 수문장 김병지는 전남 드래곤즈로 새 둥지를 틀었다. 설상가상 수비에서 핵심 임무를 수행했던 이재명도 전북 현대라는 도전을 선택했다.
재정이 넉넉치 않은 시도민구단 경남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이런 와중에 추운 겨울을 녹이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전북으로부터 김형범을 영입했다. 국가대표 출신 김형범은 정확한 오른발 킥을 자랑하는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다. 지난 시즌 대전 시티즌의 유니폼을 입고 32경기에 출전해 5골 10도움을 기록, 1부리그 잔류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던 출중한 자원이다.
윤일록을 잃은 경남은 김형범의 가세로 시름을 덜게 됐다. 둘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김형범은 윤일록의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을 수 있는 자원이다. 최진한 경남 감독도 "윤일록은 많이 뛰어 다니는 스타일이고, 김형범은 슈팅과 크로스 등이 좋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그간 전문 키커가 없어 세트피스 득점이 저조했는데 올해는 세트피스 득점을 높일 생각"이라고 김형범에게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 감독은 이어 "경남의 축구 스타일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수비 후역습과 빠른 패스를 통해 작년과 비슷한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시즌 경남에서 가장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했던 외인 까이끼(41경기 12골 7도움)와 재계약이 불발됐다. 주장 완장을 차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강승조(32경기 5골 4도움)와 김인한(40경기 10골 2도움)도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지만 아직 재계약 협상은 마무리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희망의 이유는 명확하다. 경남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핵심 미드필더 윤빛가람을 비롯해 서상민 김주영 등을 이적시키며 호성적은 난망해 보였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기적을 일궜다.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상위 스플릿인 A그룹에 속해 8위를 기록했고, FA컵서 연달아 강팀들을 물리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또 한 번의 돌풍을 다짐하고 있는 경남은 지난 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본격적인 담글질에 들어갔다. 이달 말 예정돼있던 키프로스 전지 훈련은 취소됐지만 태국으로 날아가 4개국 클럽 대항 친선 경기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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