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제' 김명민의 무게중심·정려원의 조화·최시원의 재치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1.08 08: 01

김명민의 연기력은 여전했고, 정려원의 안정감은 극에서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최시원의 재발견이 안긴 신선함까지, SBS 월화극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 연출 홍성창)이 배우들의 호연 속에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드라마의 제왕’은 ‘연기본좌’ 김명민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 MBC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유독 드라마 장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김명민이 4년 만의 컴백작으로 ‘드라마의 제왕’을 택하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고정시켰다.
그리고 이 같은 기대는 김명민의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돌아와 ‘드라마의 제왕’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극중 드라마를 위해서라면 부모도 버릴 수 있다고 믿는 목적주의자 앤서니 김 역을 맡은 김명민은 강한 욕망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며 절제된 캐릭터 연기로 인물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강한 목적의식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에서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하얀거탑’의 장준혁과 겹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샀지만, 이를 불식시키고 과하지 않은 연기로 김명민표 앤서니 김을 탄생시켰다.

안정된 연기력을 보이긴 정려원도 마찬가지였다. 정려원은 극중 순수함이 돋보이는 신인작가 이고은 역을 맡아 외유내강 캐릭터의 강단을 과시했다. 술수를 쓰려는 앤서니를 상대로 조금도 물러서지 않으며 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보인 것은 물론, 철없는 톱스타 현민(최시원)을 어르고 달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킨 것이 모두 고은의 몫이었다.
이를 연기한 정려원은 드라마는 인간애라는 신념을 목숨처럼 지키면서도, 때로는 작품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의 만족을 위해 자기 의지를 꺾는 유연한 태도를 지닌 고은의 캐릭터를 제 옷처럼 입고 자연스럽게 인물에 녹아들었다. 연약해 보이는 겉모습에서 언뜻언뜻 베어져 나오는 강단은 고은의 이 같은 면모와 함께 정려원이 이러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조금의 의심도 허락하지 않았다.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한 배우도 있다. 최시원은 이번 ‘드라마의 제왕’을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주인공. 극중 자기중심적인 톱스타 강현민 역을 맡은 최시원은 망가짐을 불사하는 연기로 등장 때마다 폭소를 유발했다. 기상천외한 웃음소리와 헐리우드 배우 짐캐리를 연상케 하는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얼굴 근육은 그를 웃기는 배우로 보게 하기는커녕 또 다른 모습이 궁금한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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