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년 전만해도 8구단 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우여곡절 끝에 리그를 유지하니 곧장 야구 붐이 찾아왔다. 그러면서 어느덧 10구단 체제가 확정됐고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프로구단 유치를 위한 열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북 부영과 수원 KT가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10구단 신청서를 냈다. 이미 작년 초부터 KBO 이사회의 10구단 체제 승인만 기다린 두 단체는 약 한 달 동안 각자의 기반 시설과 로드맵, 그리고 10구단 운영에 대한 각오를 전해왔다.
이들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전북과 수원 모두 10구단 유치에 대한 당위성과 흥행 가능성을 지녔다. 재계 30위 부영 그룹과 15위 KT 그룹 둘 다 연간 300억원 이상이 필요한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충분한 재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인구 규모에서 수원이 앞서있지만 전북은 야구에 대한 전통성을 지녔다. 기업 규모는 KT가 부영에 한 수 위지만 부영은 1인 오너 체제에 의한 대규모의 자금지원이 용이하다. 오는 10일 평가위원회가 소집되고 11일 이사회가 개최되는 만큼 곧 10구단이 선정될 예정이다.

참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1982년 한국 프로스포츠가 태동한지 30년이 지났지만 사실 지금도 대부분의 프로구단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프로리그가 한두 번은 생존위기에 처했었고 지금도 몇몇 리그는 만원관중보다는 텅 빈 관중석이 익숙한 실정이다. 구단이 존폐 위기를 맞이해 인수기업이 나타나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일도 흔하다.
프로 구단 운영이 거대 그룹의 사회 환원 활동으로 인식되고 정부와 연맹 등 상위 단체에 떠밀려 구단이 창설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프로야구는 구단 유치를 위해 두 단체가 경쟁구도에서 전력을 다한다. 5년 전 KBO 역시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할 기업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었는데 이제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내리는 위치로 올라섰다.
선수들과 지도자를 비롯해 야구단, 그룹, KBO 등 각 단체가 노력했기에 마침내 국민들이 찾는 스포츠가 됐다. 8개 구단 모두 팬 층이 날로 두터워지고 있고 야구가 하나의 여가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이렇게 프로야구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롤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격세지감에 취하기만 해선 안 된다. 프로야구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더미다. 프로는 물론 열악한 아마추어와 생활 체육 인프라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내실을 다져야한다. 때문에 실행 위원회는 전북 부영과 수원 KT의 지역 인프라 확충 계획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프로리그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은 인프라 개선을 바탕으로 한 프로야구의 흑자화다. 단지 야구 붐에 편승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바라보는 게 아닌 프로구단이면 일단 돈을 버는 사업체가 될 필요가 있다. 현재 프로야구는 구장 임대료나 광고권, 중계권 등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인기만큼의 수익구조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10구단 1군 진입과 1000만 관중시대를 열기에 앞서 하나씩 짚고 넘어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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