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류현진 자기 폼 지켜야 성공한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1.08 06: 18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폼을 확실히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언더핸드 김병현(34)은 요즘 이강철(47) 수석코치와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최근 이 코치가 광주를 떠나 강남 쪽으로 이사를 오면서 집이 가까워지자 자주 식사를 하며 상담을 한다.
김병현은 지난 7일 시무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강철 코치님과 요즘 대화를 많이 한다. 주로 밸런스에 대한 상담이다. 지금까지 힘든 때가 많았는데 코치님처럼 제가 가려웠던 곳을 깊이 긁어주신 분이 없었다"며 오랜만에 만난 '멘토'에 대한 반가움을 드러냈다.

지난 1999년 김병현은 혈혈단신으로 태평양을 건너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성했다. 본인 스스로도 "과묵한 선수로 불렸다"고 할 만큼 말이 없었다. 우선 영어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영어를 못해도 야구를 잘하니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부상을 당하고 성적이 나오지 않자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대로 폼을 바꿨다고 했다. 그러나 갑자기 바뀐 폼은 그에게 맞지 않았고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예전만큼의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그것이 그와 이강철 코치가 많은 이야기 끝에 내놓은 부활 실패의 원인이었다.
김병현은 후배들이 처음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올해부터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 류현진(26)에 대한 걱정도 마찬가지 이유였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폼을 확실히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현진이는 이미 7년을 던졌고 경험이 많기 때문에 자기 것을 잘 지킨다면 오래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병현은 7일부터 팀 훈련을 시작해 20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그는 "올해 연봉이 올랐다는 것은 나에 대한 기대가 많다는 것이다. 부담을 부담으로 여기지 않고 꾸준히 잘해 선발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그는 "코치님은 여전히 폼이 그대로시더라. 코치님을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면서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이 코치는 "병현이가 미국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자 이것저것 해보면서 밸런스가 많이 무너진 것 같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이야기 나누면서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핵잠수함'이 오랜 기간을 돌아 제대로 된 '정비사'를 만나 전성기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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