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테스트서도 베테랑의 위력은 여전했다.
LG가 신년을 맞이해 연 체력테스트에서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주장 이병규(9번), 류택현, 최동수, 박용택 등의 베테랑들이 모두 테스트를 통과하며 겨울 동안 흘린 땀을 증명했다. 류택현과 최동수, 그리고 이병규는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 넘었지만 가뿐하게 결승점을 통과했다. 류택현은 400m 트랙 7바퀴만 뛰는 혜택을 마다하고 10바퀴를 완주하며 믿기지 않는 체력을 뽐냈다.
전지훈련도 치르지 않은 상태지만 베테랑의 건재는 2013시즌 LG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아직 LG는 여러 부분에서 베테랑이 해야 할 게 많은 팀이며 이들이 부진하면 팀 전력도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 3할 이상을 올린 4명의 타자 모두 30세 이상의 베테랑이었다. 불펜 필승조에 포진한 류택현과 이상열도 올 시즌 좌완 셋업맨으로서 뒷문을 지켜야 한다.

게다가 삼성에서 이적한 정현욱과 현재윤도 체력테스트를 통과해 올 시즌 이적생 효과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둘 다 새 팀에서 맞이하는 첫 행사를 부지런히 준비한 결과였다. 정현욱은 일찍이 대구에서 개인 훈련에 임했고 현재윤은 러닝화를 새로 마련할 정도로 체력테스트에 초점을 맞췄다.
테스트를 마친 후 정현욱은 “좋은 대우를 받고 온 만큼 처음부터 삐걱거리지 않도록 준비했다”며 새 유니폼을 입은 다짐을 체력테스트를 통해 보여줬다. 정현욱은 삼성 때와 마찬가지로 LG서도 불펜 필승조에 자리하고 현재윤은 경험이 부족한 포수진에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베테랑 선수들의 건재는 단순히 팀 전력 유지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시즌부터 LG는 베테랑을 중심으로 팀이 하나로 응집되고 있다. 예전에도 실력이 뛰어난 베테랑은 있었으나 좀처럼 선수단 전체에 시너지 효과가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배가 후배를 이끄는 모습이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체력테스트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박용택은 겨울 동안 후배들을 직접 잠실로 호출하며 훈련을 독려했다. 그 결과 이번 체력테스트에서 선수단 전체 기록이 작년에 비해 2분이 단축됐다. 박용택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준비를 많이 한 듯 가볍게 뛰더라. 지금 선수단 상태를 보니 올해는 모두 부상 없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사이드암투수 우규민과 우투수 이동현은 각가 20초와 1분 30초 차이로 체력테스트서 고배를 마셨다. 우규민과 이동현 모두 작년 11월부터 한 달 동안 재활에 임했고 이날 컨디션 난조 속에서 절뚝거리며 트랙을 돌았지만 합격판정을 받지 못했다. 둘은 향후 진주에서 재활을 이어가며 2차 체력테스트 통과를 노린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