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지언 인턴기자]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꽃미남 시리즈 세 번째 드라마 tvN ‘이웃집 꽃미남’이 베일을 벗었다. 88만원 세대를 대변하는 주인공들의 현실적인 삶의 고투와 판타지적 멜로 캐릭터의 적절한 조화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7일 첫 방송한 ‘이웃집 꽃미남’에서는 고독미(박신혜 분), 오진락(김지훈 분), 엔리케 금(윤시윤 분)등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의 첫 만남과 이들의 치열한 삶이 그려졌다.
극중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세상과 단절된 채 홀로 살아가는 고독미다. 그는 문을 걸어 잠근 채 원고 교정료로 한 달을 빠듯하게 살아가는 현실 속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날 방송에서 그려진 고독미는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두꺼운 옷을 몇 겹으로 입고 페트병 안에 따뜻하게 데운 물을 넣은 채 잠을 청한다. 다음날 일어나서 페트병의 물을 양치할 때 재활용 하는 모습은 보통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궁상맞다.
심지어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쓰러져갈 정도로 낡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 지은 오피스텔 때문에 조망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는 그런 현실 속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꽃피우게 된다.
남의 집을 염탐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보면 범죄에 속하지만 극에서는 이를 고독미의 안타까운 짝사랑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고독미가 엔리케 금에게 염탐 사실을 들켰을 때의 장면은 두렵기 보다는 코믹한 상황에 가까웠다.
또한 고독미의 옆집 남자 401호 오진락의 모습도 만만치 않게 현실적이다. 오진락은 까칠하지만 빈틈이 많고 심지어는 돈도 그다지 많지 않은 초보 웹툰 작가다. 흔한 부잣집 도련님이 아닌 것이다. 그는 게임을 주제로 한 웹툰 원고를 넘기려 회사에 찾아갔지만 며칠 밤을 새고 ‘정상 노동시간 투쟁’을 외치는 담당자에게문전박대를 당한다. 특히 원고를 거절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엔리케 금의 게임을 사랑하는 게임 '덕후'들의 반발 때문. 지극히 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런 오진락도 궁핍한 현실 속에서 판타지 로맨스를 펼친다. 동거남 유동훈(고경표 분)이 앞집을 훔쳐보는 모습을 보고서는 “범죄”라고 서슴없이 단죄하지만 옆집을 훔쳐보는 고독미의 정체를 알면서도 그는 비난하지 않는다. 심지어 고독미를 주제로 한 웹툰을 그리며 그에 대한 열렬한 관심과 애정을 싹틔우고 있다.
엔리케금은 극중에서 그나마 현실에의 생활고에서 가장 동떨어진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깨방정'을 떨고 자유분방한 모습에도 과거의 아픈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1화 말미에서 자신의 집을 염탐한 고독미의 정체를 파악한 만큼 앞으로 흥미진진한 로맨스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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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꽃미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