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의 일침, “한국축구위기는 비정상적 몸값"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1.08 07: 17

“지금 상황에서 8~10억 원은 돈이 아니다.”
전남 드래곤즈의 하석주(45) 감독이 최근 몇 년간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선수들의 몸값에 우려를 표했다.
지난 8월 전남의 지휘봉을 잡은 뒤 2년 재계약을 맺고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하석주 감독은 요즘 머릿속이 상당히 복잡하다. 지난 시즌 강등권에서 살아남은 뒤 대대적인 팀 리빌딩 작업을 실시하고자 했지만 대폭 줄어든 예산에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특히 하석주 감독은 프로축구의 시장 규모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선수들의 연봉에 걱정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지난 7일 광양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하 감독은 “마음에 드는 선수들의 경우 웬만한 돈 가지고는 살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늘날 8~10억 원은 돈도 아니게 됐다”면서 “한국 축구가 정말 위기다. 경기를 어느 정도 뛰고 그러면 1년 사이 연봉이 2~3억 원씩 뛰고, 또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지금 프로축구가 그 정도의 연봉을 지급할 정도로 시장규모가 크고 흥행이 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1990년대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한 바 있던 하석주 감독은 이어 선수들의 비정상적인 연봉 인플레이션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일본의 예를 들었다.
그는 “일본의 경우 J리그 출범 이후 지금의 한국과 비슷한 때가 있었다. 시장규모에 비해 선수들의 연봉이 너무 높아지자 J리그 선수들 스스로 연봉을 대폭 줄였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가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 속에서 자진해서 거품을 뺀 것이다. 우리도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석주 감독은 “운동장에 관중이 꽉꽉 들어차고 시장이 크면 상관이 없다. 그러나 지금의 K리그가 과연 그런가. 시즌이 끝나면 한 순간에 몇 억씩 올려달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중동이나 중국 쪽 시장이 커지고, 한국 선수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몸값이 많이 올라갔지만 우리 스스로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 연봉 인플레이션에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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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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