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어려울 때 더욱 뜨거운 우정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1.08 08: 29

우리나라 야구계는 두 달 동안 두 명의 인물을 하늘로 떠나보내며 유독 슬픈 겨울을 맞았다. 그 가운데 동기들의 우정이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지난해 12월 21일. 약 1년 간의 투병생활 끝에 이두환이 세상을 떠났다. 1988년생의 젊은 선수는 대퇴골두육종이라는 암과 싸웠으나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 이두환은 장충고 시절 팀의 주포로 활약한 뒤 2007년 두산에 입단, 2011년 2차 드래프트로 KIA에 이적했다.
이두환은 지난 2006년 세계청소년대회에 뽑혀 참가했다. 그때 당시 동기들은 이용찬, 임태훈(두산), 양현종(KIA), 김광현(SK), 김재율(LG), 김남형(넥센), 이재곤(롯데) 등이다. 12월 22일 이두환을 돕기 위한 일일호프를 추진하기도 했던 이들은 21일 빈소가 마련되기도 전에 가장 먼저 달려왔다.

이두환의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기 전부터 꾸준히 이두환의 병문안을 오고 돈을 모아 그의 집안을 돕던 동갑내기 친구들은 음식을 나르고 이두환의 부모님을 모시면서 3일장 내내 빈소를 지켜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이들은 최근에도 여전히 이두환의 SNS에 글을 남기며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야구계가 이두환을 잊기도 전에 지난 7일 조성민의 비보가 전해졌다. 1996년 일본 요미우리에 입단해 2005년부터 3년동안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조성민은 대학야구 황금 세대인 92학번이었다. 내내 빈소를 지킨 고려대 동기인 홍원기 넥센 수비코치를 비롯, 심재학, 진갑용, 김동주, 김선우, 강병식 등 고대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김재현, 조인성, 김현수 등 신일고 출신 야구계 인물들도 고인을 조문했다. 7일 저녁 조성민의 동기들이 식장을 찾아와 조성민 어머니 유영숙 씨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동안 한없이 눈물을 흘렸던 유 씨는 "친구들은 다 여기 있는데 너 혼자 왜 거기 있느냐. 왜 혼자 떠났느냐"고 영정을 바라보며 통곡하기도 했다. 동기들은 곁에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힘든 훈련과 합숙을 거치며 자라는 우리나라 아마추어 야구 특성상 동기애가 강하다. 어려운 일일 수록 빛나는 우정은 최근 쏟아졌던 비극 속에서 그나마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하일성 해설위원은 "조성민이 외롭지 않게 떠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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