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만큼 수치상의 기록보다 진심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김승회) "정대현 선배의 투구 밸런스와 김성배 선배의 위기 관리 능력을 배우고 싶다". (홍성민)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의 FA 보상 선수로 거인 군단에 입성한 김승회(32)와 홍성민(24)이 독기를 품었다.
김승회는 "선수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실 아직 아는 게 별로 없다"면서 "그래서 (두산에서 함께 뛰었던) 김성배 뒤만 따라 다니고 있다. 화장실 위치도 아직 모른다"고 껄껄 웃었다.

지난해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을 지키며 6승 7패(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한 김승회는 "정말 큰 경험을 했다. 선발로 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힘으로만 윽박지르려고 했는데 선발로 던지면서 수싸움을 알게 됐다"며 "상황에 따라 돌아가는 방법도 배운 것 같다. 공부를 많이 한 시즌이었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홍성민은 48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패없이 1세이브 3홀드(평균자책점 3.38)를 거뒀다. 루키 치고는 기대 이상의 활약에 가깝다. 1년 만에 유니폼을 갈아 입게 돼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동료 선수들이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홍성민에게 데뷔 첫해를 치른 소감을 묻자 "나는 남다른 재능은 없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많이 던졌지만 주로 뒤지는 상황에서 나섰다. 그렇기 때문에 큰 부담 같은 건 없다"고 자신을 낮췄다.
1989년생 뱀띠인 홍성민은 "특별히 의식하는 건 없다"며 "나는 마운드에 오르면 아무 생각없이 그냥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진다. 사인대로 전력으로 던질 뿐"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적과 결혼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냈던 김승회는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롯데에서 성공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새 팀에 와서 그런지 몸이 굉장히 가볍고 컨디션이 좋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홍성민이 바라보는 롯데 계투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밖에서 볼때 정말 강했다. 이제 일원이 돼 팀 승리를 지키고 싶다"고 대답했다. "정대현의 투구 밸런스와 김성배의 위기 관리 능력을 배우고 싶다"는 게 그의 말이다.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 된 김승회는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그는 "작년에 승리를 많이 얻지 못한 것을 두고 이야기가 많았는데 승리는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로 온 만큼 수치상의 기록보다는 진심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포지션에서 열심히 내 공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성민은 "전훈 캠프 때 열심히 운동해 팀 승리를 지키는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큰 키(191cm)에 비해 마른 편(78kg)에 속하는 그는 보다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기 위해 체중 증가를 과제로 삼았다.
김승회와 홍성민이 올 시즌 거인 군단의 주축 세력으로 활약하며 보상 선수의 설움을 단번에 씻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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