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2013년 '업그레이드'로 세계에 도전장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1.09 06: 59

'리듬체조요정'이라는 수식어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선수가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2013년 획기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는 손연재(19, 연세대)가 그 주인공이다.
손연재는 항상 과대평가된 대표적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예쁘장한 외모와 유연한 몸놀림, 앳된 얼굴 때문에 선수로서의 실력보다 외적인 부분으로 더 많이 회자됐기 때문이다. 언론에 많이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손연재의 진정한 실력을 두고 감정싸움을 벌이는 이들도 많아졌다.
2012년은 손연재에게 있어 최고의 해였다. 월드컵시리즈부터 두각을 올리며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더니 8월 런던올림픽에서 기어코 일을 냈다.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선 무대에서 한국 선수 사상 첫 결선 진출에 성공하더니 결선에서도 5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

세계인의 대제전 올림픽에서 거둔 쾌거는 분명 눈부셨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결과를 만들어낸 손연재는 재평가를 받을 자격을 갖췄고, 훌륭하게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손연재는 바로 그 성공적이었던 2012년을 두고 돌아서기로 결심했다. 2013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이다. 올 시즌부터 바뀌는 리듬체조 규칙에 맞춰 4종목의 프로그램 구성을 모두 바꿨고 난도도 한층 끌어올렸다. 표현력과 난도를 업그레이드한 손연재의 연기가 지향하는 곳은 20점 만점. 실수 없이 연기를 수행한다면 20점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4종목 프로그램을 빈틈없이 채워넣었다.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김지희 체조국가대표팀 코치는 "수구난도가 높아지면서 프로그램이 많이 어려워졌다. 안무 자체가 바뀌었고 바로 연결동작으로 들어가는 등 수구안무가 훨씬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난도를 올린 프로그램으로 20점 만점 구성을 짰을 만큼 손연재의 실력이 업그레이드됐다는 뜻이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잘만 갈고 다듬는다면 국제체조연맹(FIG)에 등재를 요청할 수도 있다. 독창성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리듬체조계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8월에 있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술 인정을 받는 과정이 중요해지는 이유이자 올림픽 5위의 성적에 만족하고 안주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연재 본인도 "런던에서 5위에 오르고 해서 주목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2013년은 새로운 선수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올라갈 생각"이라며 새삼 각오를 다졌다. 프로그램을 모두 바꿨기 때문에 초반에는 고생할 수도 있다는 어려움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연재는 "즐거움과 도전"을 테마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마음과 익혀가는 즐거움을 가지고 힘들지만 즐기면서 하겠다"고 도전을 반겼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를 꿈꾸는 손연재가 세계 무대에서 보란듯이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을지, 여전히 자신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리듬체조선수' 손연재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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