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르는' 김병현, 감당해야 할 부담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1.09 06: 08

"연봉 오르고 나서 '네가 뭘했다고 연봉이 올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언더핸드 김병현(34)이 이제 물러설 수 없는 진짜 시험대와 마주해야 한다. 지난해가 한국 무대에 대한 적응기간이었다면 이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할 시기다.
김병현은 올해 직전 연봉(5억원)에서 1억원 오른 6억원에 연봉 계약을 마쳤다.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은 초스피드 계약. 김병현은 ""연봉 오르고 나서 '네가 뭘했다고 연봉이 올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올해 구단에서 나한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해 3승8패 3홀드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했다. 선발로 12경기에 나와 퀄리티 스타트 5번에 3승7패 평균자책점 5.98로 부진했다. 제구 쪽에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시진 전 감독은 당시 "지금은 그동안 제대로 던지지 못했던 몸을 푸는 것이다. 내년을 더 기대한다"고 그를 꾸준히 기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적극적인 관심 끝에 그를 한국으로 데려온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는 최근 "올해는 더 잘하길 기대한다"고 김병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염경엽 신임 감독도 "김병현은 경험이 많은 만큼 선발 로테이션에 넣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팀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그를 팀 전력에 포함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병현 역시 "지난해 한국 야구를 경험해봤다. 역시 잘하고 재미있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몸을 잘 만들어서 1년동안 꾸준히 (선발) 자리를 지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병현은 "지난해 욕심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올해까지 못하면 더 많이 화가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김병현과 스승과 제자로 다시 만난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는 "병현이가 미국에 가서 이런저런 것을 시도해보면서 폼이 많이 바뀌었다. 밸런스가 무너졌다. 예전에 나와 만났다면 더욱 잘 했을텐데 아쉽다. 지금이라도 만났으니 이야기를 나눠서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유독 자신에게 엄격하고 자존심이 센 선수다. 야구에 대한 욕심이 끝도 없고 연습 때 한 번 감을 잡으면 피칭을 서너 시간씩 계속 해 코치진의 진을 빼기도 한다. 그런 그이기에 지난해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을리 없다.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대중의 질타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김병현은 이제 더욱 냉철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팀과 팬, 그리고 스스로 높아진 기대와 1년차라는 방어막이 사라진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 익숙한 땅인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몸을 만들 김병현. 그는 올해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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