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빨리 해야지".
새해를 맞이한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마음이 급하다. 선수들에게 일장연설하기보다 빨리 빨리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시무식 등 신년행사를 모두 생략하기로 한 김 감독은 직접 불펜피칭장 마운드에 물을 뿌리는 등 훈련장 곳곳을 부지런히 누비며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한화는 지난 7일부터 서산 전용훈련장에서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오전-오후-야간으로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지며 강추위를 녹일 정도. 8일부터는 훈련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심식사를 생략한 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다이렉트 훈련이 이어졌다. 물론 선수들과 의견일치를 보인 뒤였다.

특히 최고참 박정진을 비롯해 투수 핵심조 15명은 송진우 투수코치의 인솔하에 6일 일본 오키나와로 먼저 떠났다. 훈련 시작 전부터 투수들에게 "100구를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라"고한 김 감독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할 수 있겠나. 하지만 말하지 않는 것보다는 더 준비를 하게 되어`있다. 훈련 초반이지만 선수들이 나름대로 잘 따라온다. 준비를 조금 한 것 같다"고 그런대로 만족스러워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박찬호·양훈·송신영이 빠진 투수진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투수들을 미리 오키나와로 보낸 것도 이 같은 뜻이다. 김 감독은 "따뜻한 곳에서 미리 어깨를 풀고 몸 만들라는 것이다. 투수는 최소 20도 되는 곳에서 던져야지, 영하의 날씨에서는 자칫하다 다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마음은 외국인선수들에게도 예외없다. 올해 한화 마운드의 운명을 쥐고 있는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도 하루빨리 합류했으면 하는 게 김 감독 속내다. 두 외국인 투수에 대해 김 감독은 "다른 말 할 것 있겠나. 빨리 오라고 했지"라며 "캠프 때 빨리 빨리 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계약서에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가 공들여 영입하는데 성공한 좌완 이브랜드는 김 감독의 뜻대로 최대한 빨리 합류하기로 했다. 한화 선수단 전체는 20일부터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데 이브랜드는 20~25일 사이에 합류하기로 했다. 해외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이브랜드는 스스로 한국 야구에 빠르게 적응하고 싶은 마음에 조기 합류를 결심했다.
올해로 3년차가 되는 바티스타는 2월8일쯤 합류할 예정. 바티스타의 경우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메이저리그선수들과 함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2월초 합류와 동시에 전력투구를 할 정도로 준비성이 아주 뛰어난 선수라 올해도 한화 구단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팀의 운명을 쥐고 있는 투수들이기에 하루빨리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라면 최소 10승 이상은 해줘야 한다"며 바티스타와 이브랜드에게 최소 20승 이상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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