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몸상태는 아주 좋다".
'핵잠수함' 정대현(35, 롯데)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2011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고 SK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정대현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해 거인 계투진의 든든한 지킴이기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2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만 몰두했다.

후반기 들어 1군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24차례 등판을 통해 2승 1세이브 5홀드(평균자책점 0.64)로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5년 연속 가을 무대를 밟은 롯데는 두산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SK에 패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8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그는 "아픈 부위없이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강영식, 최대성 등 동료 투수들과 함께 괌에서 재활 훈련을 소화했던 정대현은 귀국하자마자 사직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할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구단 관계자는 "정대현이 잘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날씨가 추워 공을 많이 던지지 못했던 정대현은 당분간 근력 운동에 몰두 중이다. 그리고 사이판 1차 전훈 캠프에서 최대한 빨리 실전 투구에 돌입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경희대 시절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정대현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된다. 대표팀의 단골손님인 정대현에게 특별한 각오는 없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단다.
"나는 괜찮는데 다들 아프다고 하네. 현재 몸상태는 아주 좋다. 따뜻한 곳에 가서 몸을 만들면 분명히 좋은 구위를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그동안 대표팀에 많이 나갔는데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마무리하고 싶다".
한편 김시진 롯데 감독은 정대현을 비롯해 WBC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이 100% 컨디션으로 류중일호에 승선할 수 있도록 할 계획. 김 감독은 "완벽히 몸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자칫하면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도 팀도 손해"라며 "아무래도 참가 선수들에게 좀 더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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