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카라가 해냈다. 한국 걸그룹 사상 처음으로 지난 6일 도쿄돔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 자신들의 일본 첫 투어인 '카라시아' 대미를 장식했다. 요즘 K팝 한류에 냉담한 일본 언론들도 '카라가 도쿄돔 비약, 4만8천명 운집'(닛칸스포츠 1월7일자)을 보도하며 그 의미를 크게 부각시키는 중이다. 카라의 도쿄돔 콘서트 전과 후,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
2010년 8월 '미스터'로 혜성같이 일본 시장에 데뷔했던 5인조 걸그룹 '카라'는 아시아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일본 오리콘 차트 톱 10 진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카라 성공신화의 시작이다. 그 때 카라 멤버들은 일본 팬들의 열화같은 반응에 놀라면서도 다른 한 쪽에서 꿈을 키웠다. "언젠가는 도쿄돔에서 우리도 단독 콘서트를 열꺼야."
'미스터' 이후 카라는 동방신기로 대표됐던 일본 내 K팝 한류를 걸그룹으로 확산시키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해 10월 일본의 최대 음악 프로그램 '뮤직 스테이션'에 한국 걸그룹으로는 처음 출연한데 이어 2011년, 일본 골든디스크 해외음악부문 신인상을 받았고 결국 오리콘 월간랭킹 1위까지 차지했다.

카라 돌풍이 줄곧 강하게 불기만 했던 건 아니다. 한창 잘 나가던 시절, 소속사와의 불화로 멤버들 간 분열이 생기면서 카라는 해체 위기를 겪기도 했다. 당시 상당수 가요 관계자들이 카라의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지만 카라는 돌아왔고 오히렴 아픔 만큼 더 성숙해졌다.

지난해 4월, 카라는 요코하마에서 일본 첫 단독 투어인 '카라시아' 출항을 알렸고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도쿄 등의 기본 투어와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 추가공연까지 모두 6개 도시에서 12회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며 15만 관객(카라 소속사 DSP 집계)을 동원했다.
그리고 6일 도쿄돔. 오후 6시 콘서트 시작전부터 이미 광대한 도쿄돔 객석은 형광봉을 흔드는 팬들로 가득 찼다. DSP측은 지난해 12월 8일 일반 예매 개시 5분만에 전 좌석 매진으로 4만5천석이 완판됐다고 했지만 '닛칸 스포츠'는 4만8천면이 모인 것으로 보도했다.
공연 직전 인터뷰에서 카라 멤버들은 흥분하고 달뜬 표정으로 "도쿄돔 단독 공연이라는 꿈이 실현될줄 몰랐다"며 "진짜 도쿄돔 객석이 꽉 차 있을 지 걱정된다"고 했다. 콘서트 티켓이 완판 됐다는 사실을 오래전 들었음에도 규리, 하라, 승연, 니콜, 지영 등 5인 얼굴에는 불안과 초조함이 잠깐씩 비쳤다. 또 하나, 과연 우리가 잘 할수 있을까?
카라는 도쿄돔 공연에서 자신들이 가진 모든 걸 마음껏 보여줬다. 객석을 꽉 채운 카라 팬들은 20곡의 카라 히트곡들이 나올 때마다 멤버들 이름과 '사랑해'를 외쳤고 마지막 앵콜곡 '미스터'에서 클라이맥스에 도달했다. 환희의 마지막은 눈물, 이날 콘서트에서 카라 멤버 모두는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카라의 성장과 성공을 지켜온 팬들은 기쁨으로 눈시울을 적셨다.

이들의 도쿄돔 단독 콘서트는 걸그룹 카라는 하나면서 5인5색 멤버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5명 멤버들의 개인 공연은 구하라의 강렬한 하드락을 비롯해 규리의 청순 단아한 솔로, 니콜의 섹시 댄스, 패셔니스타 승연의 아름다운 나레이션, 막내 지영의 깜찍 발랄한 '학원천국' 열창으로 이어졌고 멤버 개개인의 저마다 다른 매력이 한껏 도드라지게 드러났다.
카라는 이제 "도쿄돔 단독 콘서트를 다시 열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멤버들은 단발성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카라의 도쿄돔 공연을 개최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까지 힘들게 달려왔지만 여기에 만족할수는 없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일본의 K팝 한류 확산 도화선에 불을 당겼던 카라. 그러나 이들의 첫 꿈이 이뤄진 2013년 1월초 일본 한류 시장은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한 일간 냉각기류와 일본 극우세력의 전면 등장 등 악제가 산재한 때문. 카라의 다음 도쿄돔 단독 공연까지는 갈 길이 멀고 험할테지만 그래서 이들의 활약에 더욱 기대를 걸게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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